[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전 재산을 털어 딸기 농사를 시작했지만 모주(어미모종)가 탄저병에 걸린 사실을 뒤늦게 알고 첫 해부터 농사를 크게 망친 농민이 대한법률구조공단의 도움으로 피해를 보상받게 됐다.
13일 법률구조공단에 따르면 전북 고창에서 평생 농사를 지어온 A씨는 2013년 겨울딸기가 상품성이 높다는 주변의 말에 수박 농사를 접고 딸기 농사에 뛰어들었다.
전 재산을 들여 비닐하우스와 재배 시설물을 마련한 A씨는 그해 9월 전남 강진에 내려가 B씨의 딸기 육묘장을 찾았다. B씨의 딸기 모주를 확인한 A씨는 500만원 상당인 1만6000주를 구입했고, 이를 심은 다음날 추가로 1200주를 주문했다.
그런데 먼저 심은 딸기 모주는 시간이 지나도 잘 자라기는커녕 잎이 말라가며 죽어가기 시작했다. A씨는 곧바로 B씨에게 문의했지만 “시간이 지나면 살아날 것”이란 대답만 돌아왔다.
A씨는 B씨의 말을 믿고 기다렸지만 상황은 악화되기만 했다. 결국 딸기 농사 경험이 많은 이웃들로부터 병변이 심하다는 말을 듣고 일주일여 만에 농사를 접어야 했다. 실제 두 달 뒤 농업기술원에서 검사를 받아본 결과 딸기 모주에서 탄저균이 검출됐다는 진단을 받았다. 같은해 12월에는 농촌진흥청 현지조사에서 모주가 위황병(시들음병)까지 감염됐다는 진단도 나왔다.
첫 해부터 농사를 망쳐 억울했던 A씨는 이를 근거로 B씨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하지만 한평생 농사를 지어와 법률적 지식이 전혀 없었던 A씨는 모주 고사원인을 규명할 증거도 없어 승소 가능성이 불확실했다. 더구나 B씨는 “모주가 탄저병이나 위황병에 감염됐다면 일주일 지날 무렵부터 괴사하기 시작한다”면서 진단시기를 문제 삼고 책임을 회피했다.
장기간의 소송을 홀로 이끌어가기 힘에 부쳤던 A씨는 법률구조공단을 찾았다. 법률구조공단은 1차, 2차 식재한 딸기 모주에 생육 차이가 있었던 점, A씨의 이웃이 같은 날 B씨로부터 공급받은 모주도 탄저병에 감염됐던 점 등을 들어 B씨의 모주와 육묘장 토양에 처음부터 문제가 있었음을 강조했다.
법원은 A씨와 법률구조공단의 주장을 받아들여 “A씨에게 한해 수익 손실 70%에 상당하는 2400여만원을 물어내라”고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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