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양규 기자]금융당국이 해외여행자보험 상품에 대한 대대적인 손질에 나선다. 대부분의 해외여행자보험이 패키지 상품으로 구성, 불필요한 담보를 의무부가 하는 등 불합리한 구조로 돼 있다는 판단에서다. 또한 해외여행자보험을 악용한 보험금 부당 편취 등 보험사기가 여전해 보험사의 의료비 지급 심사 등을 강화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22일 금융당국 등에 따르면 최근 금융감독원은 각 보험사들이 판매 중인 해외여행자보험에 대한 실태 파악에 나섰다. 금융당국은 현재 보험사들이 판매 중인 대부분의 해외여행자보험이 일부 담보를 의무부가하는 등 소비자가 아닌 공급자 중심으로 설계돼 있어 소비자들에게 불필요한 보험료 낭비를 초래하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대형 손보사 관계자는 “최근 금융당국으로부터 판매 중인 해외여행자보험에 대한 자료를 요청받아 제출한 상태”라며 “고객 맞춤식 상품으로 설계할 수 있도록 상품구조를 개선하겠다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해외여행자보험은 해외 체류기간에 따라 장단기 상품으로 설계할 수 있으며, 연수ㆍ출장ㆍ해외여행 등 해외 체류 기간 중 발생할 수 있는 질병, 상해와 같은 각종 위험에 대비할 수 있도록 개발된 상품이다.

해외 여행 중 질병으로 해외 병원에 입원 및 치료할 경우 보상하는 해외의료비 지원금 및 해외 여행 중 발생한 질병 및 상해로 국내 의료병원에서 치료를 받을 경우 진단서 등 서류를 구비해 제출하면 치료비를 보상받을 수 있다. 또한 해외여행 중 분실사고로 손실이 발생했을 경우에도 보상한다.

문제는 단순 해외여행을 위해 가입하는 단기여행자보험의 경우 보험료가 1만원 안팎에 불과해 대부분의 보험사들이 패키지 상품으로 판매하고, 기본보험료 확보를 위해 불필요한 담보 등을 의무부가하는 등 수익을 맞추고 있다는 점이다. 결국 소비자들에게 불필요한 보험료 부담을 지운다는 지적을 받고 있는 셈이다.

금융당국 상품감독국 관계자는 “보험사가 판매하는 대부분의 해외여행자보험이 패키지 상품으로, 불필요한 담보를 의무부가하는 등 공급자인 보험사 중심으로 상품이 설계돼 있다”면서 “소비자가 필요한 담보만을 선택해 가입할 수 있도록 맞춤식 상품 설계가 가능하도록 개선방안을 검토 중이다”고 말했다.

아울러 해외여행자보험을 악용한 보험사기가 극성을 부리면서 보험금 지급 심사도 강화될 전망이다. 최근 금융당국과 사법당국은 필리핀 소재 모 병원에서 허위입원을 한 후 보험금 청구 건이 대거 몰리자 보험사기 여부에 대한 기획조사에 착수한 상태다.

금융당국 보험조사국 관계자는 “여행경비를 만회하기 위해 일부 브로커들과 병의원들이 짜고 여행객들을 상대로 허위입원 등 가짜 진단서를 끊어 보험사에 보험금을 청구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면서 “해외여행 중에 발생한 건은 확인업무가 까다롭다는 점을 악용한 보험사기가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필리핀 소재 특정 병원에서 동일한 사안으로 보험금 청구가 잇따르고 있다는 점이 의심돼 보험사기 여부를 조사 중”이라며 “허위서류 여부에 대한 확인 업무를 철저히 하는 등 보험금 심사를 강화해 나가도록 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