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한석희 기자] 롯데와 신세계, 현대백화점그룹 등 유통가 빅 3의 영토확장 경쟁에 불이 붙고 있다. 이미 레드오션으로 전락한 프리미엄 아울렛 등 복합쇼핑몰 시장은 기본이다. 최근엔 면세점 등 돈이 될 만한 사업은 모두 유통 빅3의 표적이 되고 있다. 더 이상 신(新)성장 동력과 블루오션을 찾을 수 없게 되면서 돈이 될만한 것은 모두 간을 보고 승부를 걸려는 퍼플오션 전략으로 궤도를 수정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 유통업계에서 가장 눈독을 들이고 있는 분야는 면세점이다. 신세계면세점을 갖고 있는 신세계를 비롯해 현대백화점, 갤러리아백화점 등 면세 사업 경험이 없는 대형 유통업체들까지 일제히 면세 사업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이번 제주국제공항 면세점 입찰에 신세계면세점과 한화타임월드(갤러리아백화점)가 적극적으로 뛰어들은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다만, 현대백화점은 제주국제공항 면세점 진출을 적극 고려했지만, 막판 중소기업과의 상생 논란에 휩싸이면서 응찰에 포기했다. 하지만 면세 사업 진출 타진 계획을 완전히 백지화한 것은 아닌 것으로 전해졌다. 갤러리아백화점 관계자는 “신규 사업 진출 타진 차원에서 면세점 사업 진출을 꾀하고 있다”며 “이번 제주국제공항 면세점 입찰 참여도 이의 일환으로, 향후 면세점 사업을 더욱 확장하지는 좀 더 두고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면세점 업계 한 관계자는 “면세사업의 경우 중국인 관광객 급증으로 인해 그나마 성장폭이 큰 사업으로 각광 받으면서 대형 유통업체들 모두 저마다 면세사업을 강화하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해 말 신세계가 조선호텔을 내세워 김해공항 출국장면세점(DF1구역, 651㎡) 입찰을 따내면서 면세사업에 본격 시동을 걸은 것도 이의 일환이다. 신세계는 또 지난해 초엔 롯데관광개발이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 사업 무산으로 파산위기에 몰리자 동화면세점을 M&A(인수합병)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내 면세점 업계 3위로 서울 시내 중심부에 있는 동화면세점을 장악, 면세점 사업을 양분하고 있는 롯데와 호텔신라에 도전장을 내려했던 것이다. 하지만 신세계의 이같은 기대는 당시 호텔신라가 롯데관광개발의 제안으로 동화면세점 지분 19.9%를 600억원에 사들이면서 물거품이 됐다. 호텔신라는 당시 상품소싱 등에서의 시너지 효과와 함께 경쟁업체들이 동화면세점을 장악하는 것을 사전에 막기 위해 동화면세점과 전략적 제휴를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백화점 등 유통업체들이 이처럼 면세 사업을 적극 검토하고 있는 것은 사업 성장 가능성 때문이다. 실제 지난해 면세점 사업은 10%대의 성장률을 기록하면서 사상 최대 매출을 올렸다. 한 때 20% 이상의 고성장을 이루던 것에 비해 성장세가 한풀 꺾이긴 했지만 백화점과 대형마트 등이 매출부진에 허덕이는 것과 비교하면 ‘돈이 되는 사업’인 셈이다. 특히 면세 사업의 경우 영업이익률이 적게는 5% 안팎에서, 많아도 8% 수준에 그치지만 향후 중국인 관광객 급증과 정부의 크루즈산업 활성화가 이뤄지면 큰 폭의 성장세를 기록할 것으로 내심 기대하고 있다. 유통 빅 3들이 중소기업 사업 침해 우려에 발목이 잡혀 대놓고 면세점 사업 확장 혹은 신규 진출에 대해 적극적으로 말은 못하면서도 내부적으로 치열한 눈치작전을 펼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A백화점 한 관계자는 “공항면세점이 지금 당장은 돈이 되지 않고, 손해를 보는 구조라고 해도 백화점 등 기존의 사업이 한계에 부닥친 상황에선 그나마 상대적으로 성장 가능성이 높은 면세 사업을 적극적으로 검토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사실상 면세 사업을 확장할 수 뿐이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일각에선 전국 시내 면세점이 29개에 달할 정도로 우후죽순 난립했던 지난 1980년대 말과 같은 상황이 반복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감도 나오고 있다. 88올림픽 전후로 너도 나도 면세 사업에 손을 뻗쳤지만, 면세 사업은 90년대 내내 구조조정을 반복해야 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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