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박용만에겐 뭔가 다른 New리더십이 있다

평사원과 약속했던 결혼식 참석 해외출장 강행군 속에도 실천한 ‘기인’

팔로어 16만 달하는 ‘파워 트위터리안’ 이제껏 재계총수에게선 볼 수 없었던 격의없고 소탈한 새 리더십의 전형 사실 100% 믿지 않았다. 그를 남들이 ‘소통의 달인’이라고 칭했을 때 ‘몇 %의 쇼’는 숨어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누구나에게 소탈한 모습에서도 경영자를 내세우기 위한 약간의 포장(?)은 없지 않을 것이라고도 봤다.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두산그룹 회장)을 멀찍이 바라봤을 때 그러했다는 뜻이다. 하지만 그런 인식은 바뀌었다. 그가 최소한 새로운 리더십을 표방하고 있고, 그 실행의 진입 문(門)에는 들어가 있음을 확인했다고 할까.

박용만(기업인/두산그룹회장)
사실 100% 믿지 않았다. 그를 남들이 ‘소통의 달인’이라고 칭했을 때 ‘몇 %의 쇼’는 숨어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누구나에게 소탈한 모습에서도 경영자를 내세우기 위한 약간의 포장(?)은 없지 않을 것이라고도 봤다.
박용만(기업인/두산그룹회장) 사실 100% 믿지 않았다. 그를 남들이 ‘소통의 달인’이라고 칭했을 때 ‘몇 %의 쇼’는 숨어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누구나에게 소탈한 모습에서도 경영자를 내세우기 위한 약간의 포장(?)은 없지 않을 것이라고도 봤다.

지난해 12월 21일의 일이다. 평소 잘 따르는 대한상공회의소 직원의 결혼식장에 갔다. 결혼식이 열리는 강남 삼정호텔 입구에 다다랐을 때, 박 회장이 차에서 내렸다. 그 역시 자신의 직원 결혼식 참석 차 온 길이었다.

인사를 나누며 같이 식장에 들어갔는데, 맨 뒤 테이블 하나만 남아 있다. 그는 “여기 앉지 뭐”라고 털썩 자리를 잡았다.

그는 “(일개) 직원 결혼식에 직접 오시고 대단하시다”라고 하자 “당연히 와야죠. 약속 했거든요”라고 했다. 지난해 8월 상의 회장에 취임한 후 그는 홍보실 직원들과 미팅을 했다. 그 자리에서 직원의 결혼 소식을 들었다. 당시 그는 “내가 꼭 가마”라고 했다고 한다. 그 일을 실천한 것이다.

“상의 남자 직원과 여자 직원이 결혼하는 뜻깊은 자리이기도 해서요. 결혼한다는 얘길 듣고 꼭 가겠다고 했으니 와야죠.”

박 회장은 출장 차 미국에 갔다가 결혼식 전날에야 한국에 도착했다. 미국 일정이 강행군이었는지, 그는 감기몸살에 걸려 있었다. 그런데도 그는 자기 집안사람들 결혼식처럼 흥겨워했다. 결혼식장에 울려 퍼지는 피아노 선율을 내내 입으로 흥얼거렸다.

“주례요? 딱 두 번 봤어요. (두산 직원들로부터도) 주례 부탁은 많이 들어오는데요. 사실 주례를 보기 시작하면 누구는 봐주고, 누구는 안 봐주고 할 수 없죠. 할머니나 어머니 부탁으로 어쩔 수 없는 것, 딱 두 번 주례를 보긴 했습니다.”

그렇게 30분 동안 사람 사는 얘기가 오고갔다. 식이 끝나자 양해를 구한다. “제가 사실 오늘 몸이 좀 좋지 않아서요. 식사는 안 하고 그냥 갈까 합니다. 많이 드시고 오세요.”

박 회장과 꽤 오래 같은 테이블에서 얘기를 나눴는데, 그가 대기업 회장이라는 사실을 전혀 의식하지 못했다는 것을 깨달은 것은 그가 식장을 떠난 지 오래되지 않았다. 대기업 회장이고, 대한상의 수장이지만, 서민적 정취가 물씬한 박 회장만의 장점 때문이었을까. 간단한 이 스토리에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박 회장 같은 이가 드문 현실에서 기인한다. 수많은 기업 사장, 적잖은 대기업 회장을 만나봤지만 곧장 허물없는 대화로 돌입할 수 있는 이는 사실 별로 많지 않았다.

박 회장은 어쩌면 ‘기인’이다. 경영을 손에 꼭 쥐지 않고 언제든 형제 등에 나눠줄 수 있다는 두산의 풍토에서 자랐기에 그럴 수도 있겠지만, 소탈하고 탈권위적이다. 특히 소통에 대한 집념은 남다르다. 일단은 수평적 리더십이 눈에 띈다. 상의 회장에 취임해서 직원들과 만났을 때 꼭 단상을 고집하지 않은 것이 대표적이다. 직원들과의 호프미팅, 격의 없는 대화 프로그램 등으로 ‘단체장 같지 않은 단체장’으로도 꼽힌다.

“미니 콘서트 때 직접 사회를 보는 것을 보곤, 남다르긴 남다른 사람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상의 관계자)

사실 박 회장이 대한상의 회장을 맡았을 때, 걱정하는 목소리가 없지는 않았다. 전국 14만개의 회원사 수장치고는 나이가 50대로 젊다는 점, 점잖은 연륜을 과시해야 할 자리에 튀는 스타일이 삐져 나올 수 있다는 점 등에서 그런 우려가 뒤따랐다.

하지만 새 술은 새 부대에 담는다고, 상의의 새 수장 스타일이 일상으로 받아들여지고 또 소통 진정성이 먹히면서 이 같은 우려는 말끔히 씻기는 분위기다.

정작 박 회장 본인은 이 같은 세간의 평가를 의식하지 않는다. 박 회장은 2013 상의 송년콘서트에서 “요즘 국민들이 기업인을 보는 시각이 나빠졌는데 일부는 기업인이 중요한 룰을 잊는 등 자초한 측면이 있다”고 했다. 사회지도층의 리더십 가장 첫 번째 덕목으로 ‘룰을 지키는 것’을 꼽은 것이다. 자신의 룰을 지키면서 자기만의 소박한 행보를 걷겠다는 뜻이기도 하다. 팔로어가 16만명에 이르면서 ‘파워 트위터리안’으로 불리는 박 회장. 그에겐 다른 대기업 회장이나 경제단체 수장과는 다른 뭔가 다른 새 리더십이 있다. 크리더십 색채가 풍기는, 그것 말이다. 물론 그의 실험도 시작일 뿐이지만….

김영상 사회부장/


ysk@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