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진숙 장관, 국무위원 역대 2번째 해임 불명예

朴대통령 해임건의 2시간만에 재가 자진사퇴 틈도 주지않고 일사천리로

玄부총리 정보유출 물의 발언 경고 등 고위공직자들 말조심속 업무위축 우려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6일 각종 설화(說禍)로 물의를 빚어온 윤진숙 해양수산부 장관을 전격 경질하면서 ‘윤진숙발(發) 공직기강 바로잡기’가 본격화하는 분위기다. 윤 장관의 해임은 ‘국무총리의 해임건의→대통령의 경질결정’이라는 절차를 거쳤다. ‘국무총리는 국무위원의 해임을 대통령에게 건의할 수 있다’는 헌법(87조 3항) 조항을 적용해 현실화한 역대 2번째 사례라는 기록도 남기게 됐다. 박 대통령이 윤 장관의 자진사퇴를 유도하지 않고 해임을 결정한 건 ‘트러블메이커’ 이미지가 부각된 국무위원을 놔둘 경우 민심이반이 가속화하는 등 국정운영에 부담이 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박 대통령으로선 ‘레드카드’ 를 주저할 이유가 없었다. 지난달 27일 수석비서관회의에서 “공직자의 부적절한 처신에 책임을 묻겠다”고 이미 ‘옐로카드’를 꺼냈기 때문이다. 관가에선 고위공무원들을 중심으로 입단속에 나서면서 윤진숙 해임 후폭풍이 감지되고 있다.

▶朴, 해임건의 2시간여 만에 수락=윤 장관의 해임은 전광석화같이 이뤄졌다. 지난 6일 오후 4시30분께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 정홍원 국무총리가 “(윤 장관의)해임건의를 깊이 고민 중이며 오늘 중으로 결론을 내겠다”고 밝히면서 분위기가 심상찮게 돌아갔다.

정 총리의 ‘해임건의 고민’ 발언이 알려진 시각, 윤 장관은 세종시에서 서울로 올라오는 중이었다. 그는 오후 4시10분께 정 총리의 호출을 받고 예정됐던 회의도 취소하고 상경한 걸로 알려졌다. 정 총리가 청와대와 사전교감을 통해 윤 장관 경질을 저울질하고 있었던 것으로 파악되는 근거다.

윤 장관은 이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정 총리와 대면했고, 정 총리는 박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해임을 건의했다.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오후 7시 긴급브리핑을 통해 “박 대통령은 잠시 전 정홍원 국무총리로부터 해임 건의를 받고 윤 장관을 해임 조치했다”고 공식화했다.

박근혜정부 들어 총리 건의에 따라 장관 경질이 이뤄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아울러 역대 국무총리가 해임건의권을 행사해 장관을 해임한 사례는 이번이 두 번째다. 2003년 10월 고건 전 총리는 부적절한 발언으로 논란을 빚은 최낙정 전 해수부 장관의 해임을 건의해 대통령의 결단을 끌어낸 적이 있다.

고건 전 총리와 한명숙 전 총리가 각각 2003년, 2006년 윤덕홍 당시 교육부총리, 김병준 교육부총리에 대해 해임건의를 했지만, 당사자들의 자진사퇴로 마무리됐다.

청와대 측은 윤 장관의 해임이 문책 성격임을 분명히 했다. 한 관계자는 7일 “사퇴와 해임은 단어가 명백히 구분되는 것”이라며 “해임 그 자체의 의미로 받아들여 달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으로선 ‘모래 속의 진주’라며 윤 장관을 발탁하고, 부적절한 언행이 계속됐음에도 중용하다가 결국엔 해임함으로써 ‘불통 인사의 폐해’라는 비난에서 자유로울 수 없게 됐다.

▶세종시 초긴장 “고위공무원 말조심하게 될 것”=윤 장관의 전격 경질에 관가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특히 현오석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카드사 정보 유출 관련 발언으로 물의를 빚은 기재부의 경우 더욱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한 경제부처 고위 관계자는 “튀지 않고 있는 듯 없는 듯 하면서 조용히 일하는 장관을 청와대에서 좋아하는 것 같다”며 “이 같은 분위기에 앞으로 고위공무원들이 더욱 말조심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경질이 대폭 개각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시각은 많지 않다. 하지만 그간 가뜩이나 제 목소리를 내지 않는다는 비판을 받아온 국무위원들이 더욱 입을 다물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다른 부처의 관계자는 “현안이 산적한 상황에서 국무위원들이 지금보다 더 위축된다면 정부 정책 수행에도 부정적인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홍성원ㆍ하남현 기자/


hongi@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