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가 친환경 열풍…전북 파프리카 재배농가를 가다
흙 대신 섬유일종인 암면서 재배 가격 경쟁력에 품질경쟁력까지
‘손큰 파프리카’ 롯데마트서 판매 보리진드기 주머니로 벌레 퇴치 병충해 천연 예방법도 큰 효과
한낮에도 살을 에이는 듯한 강한 바람이 불던 지난달 중순. 파프리카를 재 배하는 하우스 안은 초여름의 기운이 만연해 있었다. 차가운 바람에 긴장했 던 피부조직마저 갑작스러운 이완을 경험하던 순간 하우스 안의 내부온도 는 20도를 가리키고 있었다. 으레 하우스 한 쪽 자리를 떡하니 차지하고 있 는 그 흔한 기름보일러는 흔적도 찾아볼 수 없었다.
서울에서 4시간여를 달려 찾아간 전라북도 김제시 순동에 위치한 파프리카 재배농가의 모습은 여느 하우스와는 확연히 달랐다. 1만평에 달하는 넓은 면적과 6m 높이의 하우스는 첫 만남부터 기존 농가에 대한 선입견을 지우기에 충분했다. 내부에 들어서자 흙은 온데간데 없고 파프리카 한 그루가 일종의 섬유인 암면(rock woolㆍ岩綿) 위에 심어져 있고, 그런 암면이 양 옆으로 펼쳐져 있다.
줄지은 암면 위아래로는 파이프가 지나가고 있어 마치 공장에 들어선 듯한 느낌마저 들었다.
농업회사법인 농산 박경원 상무는 “지열을 이용하다보니 한겨울에도 하우스 안을 항상 18~22도로 유지할 수 있다”며 “지열을 이용해 뜨거워진 온수가 파이프를 통해 순환하며 열을 발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전기요금이 평균 5.4% 인상되면서 신재생에너지를 활용해 농산물을 재배하고 있는 농가가 떠오르고 있다. 농사용 전기요금은 평균 3% 인상됐지만, 농사용 전기요금을(고압용)은 계절별 차등요금이 적용돼 여름과 겨울철의 인상률이 최대 7.2%에 달하면서 비닐하우스와 온실 등 농가의 재배원가가 그만큼 높아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전기요금의 인상은 농산물의 가격에 고스란히 반영될 것이 불 보듯 뻔하기 때문.
농산의 90호 농장주 중 95%가 지열을 이용한 신재생에너지 농법으로 전기료 부담을 줄이는 한편, 파프리카의 품질을 높이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보고 있다.
지열을 이용한 농법의 경우 지하 150m 지하수의 열을 응집해 사용하는 방식으로, 여름철엔 지하수의 낮은 온도를 활용해 야간 온도를 26~28도로 유지하고 겨울철엔 난방용으로 활용해 하우스 안을 18~22도로 항상 유지하는 방식이라고 한다. 기존 유류나 전기를 이용하는 것보다 평균 30% 이상의 유지비를 절감할 수 있다고 박 상무는 귀뜀했다.
이렇게 생산된 파프리카는 연간 700t 규모(2013년 기준)의 롯데마트 ‘손큰 파프리카’ 브랜드로 롯데마트 전점(마장휴게소 제외)에서 1개 1800원, 2개(봉) 3400원에 팔려나가고 있다.
하민철 롯데마트 채소MD(상품기획자)는 “신재생에너지를 이용한 농산물의 경우 전기요금과 유류비 등 외부요인에도 경쟁력 있는 가격으로 생산이 가능하고 품질도 좋아진다”며 “대형마트도 연중 저렴하게 품질이 좋은 농산물을 공급할 수 있어 일석삼조의 효과를 보고 있다”고 귀뜀했다.
날씨가 아무리 추워져도 전기요금 인상 등 난방비가 오르는 외부요인에도 경쟁력 있는 파프리카 생산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난방비 절감뿐 아니라 가장 큰 수확은 품질 좋은 파프리카 생산이 가능해졌다는 것이다. 파프리카는 최저 18도에서 24도 전후로 온도를 유지해줘야 좋은 생육을 기대할 수 있다. 지열을 이용하다보니 한여름 열대야에도 지열팬을 가동해 제습효과뿐 아니라 대기의 순환을 원활하게 해줘 환경관리가 용이해지고 이는 자연스레 품질 향상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한다.
박 상무는 “지열농법은 ㏊당 13억원이 들어갈 정도로 초기 투자가 많이 소요되지만 난방비 절감뿐 아니라 예전엔 B등급이던 것이 지열을 이용하면서부터는 A등급으로 품질이 좋아졌다”고 설명했다.
이뿐 아니다. 1만평의 하우스 곳곳엔 ‘벙커 플랜트’라고 해서 보리 진드기를 키우고 있는 보리 화분이 곳곳에 놓여져 있고, 파프리카 줄기와 잎사귀엔 군데군데 각종 병풍해의 천적이 담긴 주머니도 달려 있었다. 또 하우스 군데군데엔 수분 함유 측정기라는 것이 놓여져 있어 파프리카 생육에 관련된 모든 과정이 중앙컴퓨터에 집중돼 친환경농법의 A부터 Z의 전과정을 쓰고 있었다.
김제=한석희 기자/hanimomo@heraldcorp.com
▶친환경(지열 활용) 재배 장점 - 겨울에도 온도 18~22도 항상 유지
- 평균 30% 유지비 절감
▶판로개척 - 연간 700t 규 모 롯데마트 전점 납품
hanimomo@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