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총리가 군국주의 시대로 시계를 되돌리고 있는 것은 보수세력을 결집을 노리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정국 운영의 초점을 경제에서 안보로 확장하면서 장기집권을 통한 평화헌법 개정의 야심을 현실화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것이다.
이기완 창원대 교수는 “일본 우경화는 국가적 차원에서 진행된다고 봐야 한다”며 “경제ㆍ정치적으로 해체되는 분위기이기 때문에 우경화는 구심력 만들고 국민 단결시키기 손쉬운 방법”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아베 총리는 우파 지지층을 끌어안기 위한 묘책으로 우경화 정책을 적극 활용해 왔다. 그는 2012년 12월 중의원 선거를 앞두고 “1차 총리 임기(2006∼2007년) 중 야스쿠니를 참배하지 않은 것은 통한의 극치”라며 “총리가 되면 연 1회 참배하겠다”고 공언해 우익의 지지를 끌어냈다.
또 지난해 7월 참의원 선거에서는 야스쿠니 신사 참배, 독도와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영토분쟁을 이슈화해 일본 내부에 잠재돼 있는 내셔널리즘(국수주의)을 자극시켜 압승으로 연결시켰다.
지난해 말 야스쿠니 신사 참배 강행 역시 평화헌법을 개정시키고 군비확장을 위한 포석인 측면이 크다. 교도통신은 “아베 총리가 더 이상 참배를 미룰 경우 자신의 지지기반인 보수층의 실망을 자초, 정권 기반에 영향을 미칠지 모른다는 위기감 때문에 참배를 단행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당시 보수층 사이에서는 ‘아베 총리가 야스쿠니에 간다는 것은 말 뿐’이라는 뜻의 ‘간다간다 사기’라는 유행어가 나돌았다.
영국 BBC방송은 “국수주의자인 아베 총리가 개인적인 이유와 자신의 정치적 기반을 의식해서 뿐 아니라 평화헌법 개정이라는 큰 목적을 염두에 두고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했을 것”이라고 전했다.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도 아베 총리의 야스쿠니 방문을 ‘일본의 군사력 증강’ 상징이라고 지적했다. 타임지는 “아베 총리는 12월 초 거의 20년동안 가장 높은 금액의 국방예산 인상에 사인했다”면서 “방위비를 2년째 늘리고 첨단무기를 사들이는 군사국가 야욕이 신사 참배에서도 드러난다”고 설명했다. 일본 정부는 올해 예산안 중 방위비를 전년보다 2.8% 증액한 4조8848억엔(약 50조원)으로 확정했다.
고공행진하던 지지율이 떨어진 것도 아베의 위기의식을 자극했다. 지난해 12월 아베 내각에 대한 지지율은 최초로 50%를 하회했다. 비밀보호법 제정이 직접적인 원인이었지만 경제ㆍ안보 성과가 주춤하면서 취임 초 70%대를 넘던 지지율은 12월 47.2%로 곤두박질쳤다.
기미야 다다시(木宮正史) 도쿄대 교수는 “아베 총리가 자신의 ‘색깔’을 강하게 드러내는 것은 결국 정권의 안정성과 관련이 있다”며 평화헌법 개정이 시간이 걸리는 만큼 보수층의 지지를 바탕으로 정국 운영의 주도권을 놓치지 않겠다는 의미로 풀이했다.
천예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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