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2 주말극 ‘왕가네 식구들’이 시청률 45%를 육박하고 있다. 지난 19일 방송은 43.9%(닐슨코리아)를 기록했다. 한마디로 미친 시청률이다. 미리시리즈중 최고 시청률이라는 SBS ‘별에서 온 그대’가 23일 방송에서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했는데, 그 시청률이 26.4%다. 종편과 Tvn 등 케이블 채널에서도 인기 드라마가 나오는 상황에서 지상파에서 ‘왕가네‘의 이런 시청률은 마지막이 될 것이라는 말도 있다.
불가능하다는 시청률이 어떻게 가능한 것일까? 문영남 작가의 집필 스타일이 가장 큰 요인이다. 총 50회중 42회까지 방송된 ‘왕가네 식구들‘을 욕하면서 보는 드라마, 소위 ‘막장’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왕가네‘는 막장드라마라기 보다는 조금 독한 드라마다.
기존의 막장드라마는 자극 강도를 높이기 위해 출생의 비밀과 사고, 질병을 남발하는데 비해 ‘왕가네’는 캐릭터 위주로 극성을 추구한다. 전개도 무척 빠르다. 기존 드라마와 차이라면 일반 캐릭터보다는 좀 더 나가 세게 느껴진다. 캐릭터의 진폭이 크다는 말이다. 밋밋한 캐릭터로는 시청자를 움직이기 힘들다고 믿기 때문이다.
‘왕가네'는 거의 모든 문영남 작가의 드라마가 그랬듯이, 철저하게 가족극이다. 각 가정에서 벌어질 수 있는 관계와 에피소드를 왕봉(장용) 집에 모두 집어넣었다. 공부 잘하는 자식이 부모가 원하는 판사가 아니라 선장이 되겠다며 해양대학에 지원하고, 늦둥이 아들이 장가를 못가 늙은 엄마와 함께 살다가 뒤늦게 결혼하고, 딸이 교사를 하다 그만두고 중졸 남자와 결혼한다. 이앙금(김해숙)이 딸을 편애한 것이 자식들간의 갈등으로 이어지고 그 댓가가 결국 자신에게 돌아온다.
“6.25때 난리는 난리도 아냐”를 입에 달고 사는 안계심(나문희)과 이앙금 등 나이 든 사람들의 고부관계 또한 고령화사회로 가고 있는 우리 사회에 해당되는 사례다. 여기에 결혼해 집나간 자식들이 다시 늙은 부모 집에 들어오는 연어족, 사위와 장모의 갈등(장서갈등)과 남자 동서간의 갈등을 안고있는 처월드까지 추가됐다.
아이, 어른, 노인 등 세대별로 모든 가정의 문제를 모아놓으니 이 모든 이야기중 하나는 일반가정에서도 있음직한 이야기다. 실제 왕봉 집처럼 문제가 많은 집은 없지만, 시청자 입장에서 보면 적어도 한가지는 자기 집의 이야기와 연관돼 “내 얘기" “우리 얘기"가 된다. 이 많은 문제를 모아놓으니 콩가루집안처럼 보이면서도 공감 요소가 적지 않은 것도 이때문이다.
문영남 작가는 시청자 정서와 감정을 잘 읽어내고 활용한다. 왜곡되거나 과장되게 그려진 캐릭터를 모두 정상화시킨다. 권선징악이 따른다. ‘장밋빛 인생’때도 바람 핀 손현주가 아내 최진실이 암에 걸리자 뒤늦게 아내를 돌보며 회한의 눈물을 흘리면서 반성하는 모습을 통해 속죄됐다.
“저 놈이 어디까지 가는지보자” 하고 있는데 미워 죽기 직전에 개과천선시킨다. 철없고 뻔뻔한 아내 수박(오현경)이 집을 나가 갖은 고생을 하는 것은 제자리를 찾는 과정이다. 부유한 여자상사와 바람이 나 아내 호박(이태란)속을 섞이다가 거지와 다름없는 행세를 하고서야 집에 들어와 안살림을 책임지고 있는 허세달(오만석)도 다 용서된다. 이 드라마 게시판에는 수박과 이혼한 고민중(조성하)와 그의 첫사랑 오순정(김희정)을 맺어달라는 의견이 이어진다. 이런 정서를 작가가 잘 몰고간다. 소위 공분의 활용이다.
문 작가는 ‘개그콘서트‘의 열렬한 시청자다. 코미디 대본도 쓴 적이 있다. 코미디 기법의 과장 효과를 활용한다. “요즘 저렇게 자식을 편애하는 엄마가 어디있냐”고 할 정도로 하다가도 코믹한 상황에 시트콤 같은 웃음을 짓게된다. 캐릭터를 심하게 과장해 바닥까지 가게 해 정상화시켜 결국 가족애를 녹여내지만 그 과정이 다소 불편하게 느껴질 때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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