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황혜진ㆍ박병국 기자]사망자 2명, 부상자 1명의 인명피해를 낸 서울 강서구 방화대교 남단 접속도로 상판 구조물은 무게가 한쪽으로 쏠리면서 붕괴된 것으로 추정되지만 잦은 설계변경, 안전관리소홀 등 시공사의 허술한 관리가 있었던 것으로 드러나 이번 사고도 보름 전 노량진 배수지 수몰사고 처럼 인재(人災)에 의한 사고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31일 서울시와 소방당국에 따르면 교량 상판구조물의 하중이 한쪽으로 쏠리게 된 것은 하중 계산착오, 설계상 하자, 공사순서 변경 등 여러 요인에서 비롯된 것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공사기간을 앞당기기 위한 무리한 작업 의혹도 일고 있다. 2005년 10월 시작된 이 공사는 당초 올해 5월 공사가 끝날 예정이었지만 공사 중 노선변경 등으로 설계가 바뀌면서 내년 6월로 준공이 미뤄졌다.

시 관계자는 “왕복 6차로 터널의 4차로만 이용할 계획이었던 광명-서울 민자고속도로가 6차로를 모두 이용하게 되면서 차로 폭을 넓혀야 했으며 이같은 이유로 공사기간이 늘어나게 됐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공사기간을 앞당기기 위해 무리한 작업을 진행한 것 아니냐는 추측이 제기되고 있다.

조성일 시 도시기반시설본부장은 이에 대해 “설계가 잘못된 것인지, 공사순서가 잘못된 것인지 원인을 다방면에서 조사해야 한다”며 “사고 부분의 커브가 심하기 때문에 커브 바깥쪽 방호벽을 세우다보니 무게중심이 쏠렸을 가능성도 있다 ”고 말했다. 당시 현장에서 작업중이었지만 크게 다치지 않은 정모(54)씨는 “콘크리트를 오전부터 실어다 방호벽을 치다보니 무게가 점점 불어나면서 (들보가) 뒤집어졌다”고 진술하기도 했다.

안전관리 및 시공ㆍ감리업체에 대한 관리 소홀 등의 문제점도 곳곳에서 지적되고 있다. 사고 당시 현장에는 감리원이 없었다. 감리원은 외부에서 점심식사를 하고 돌아오는 중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국토교통부는 건설현장에서 추락위험작업이나 중량물 취급작업, 건설장비를 사용하는 위험작업 등을 할 때는 감리원을 반드시 입회토록 하고 있다. 또 감리원은 근무상황을 매일 기록하고 발주청이 수시로 공사상황을 확인토록 했지만 이런 과정도 생략됐다.

공사를 발주한 시 도시기반시설본부 관계자는 “단 한번도 감리원의 근무기록을 살펴본 적이 없다”고 했다. 도시기반시설본부의 또 다른 관계자는 “거의 현장에 가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시공사인 금광기업이 지난 2010년 광주광역시 금남로 지하상가 붕괴사고를 맡았으며 법원으로부터 10억원대 배상금 지급 판결을 받은 것으로 확인되면서 서울시의 안전불감증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한편 시는 이날 오전 8월 7일까지 서울시가 시행하는 대형 공사장 49개소를 대상으로 특별합동점검을 벌이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시는 이번 사고와 관련 시공사와 유족간 보상협상을 적극 중재하고 사망자 장례에 대해서도 유족과 협의해 최대한 지원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