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홍성원 기자]‘사업가’ 김용을 기억하는 사람들은 의견이 갈린다. ‘모란각’과 ‘이북식 냉면’으로 성공한 사람, 혹은 자본주의를 만만히 보고 사업에 뛰어들었다가 사기를 많이 당한 사람 등이다. 둘 다 맞다. 그는 ‘남한’에서 보낸 22년 동안 성공도 했지만, 실패도 맛봤다.
김용을 처음 만난 건 딱 10년 전인 2003년이었다. 당시 그는 ‘모란각’ 프렌차이즈 사업을 정리하는 중이어서 마음이 꽤나 침체돼 있었는데, 동시에 냉면을 가공해서 홈쇼핑과 마트에 유통할 생각으로 기대도 부풀어 있었다.
그를 다시 만난 것은 2년 후였다. 어찌된 일인지 그는 기대만큼 성과가 나고 있는 ‘유통’ 이야기보다 ‘호텔’ 이야기를 꺼냈다. 중국 호텔을 인수한다는 것이었다. “중국에 서비스업을 시작하는 것은 아직 이르다”며 말렸지만, 그는 이미 중국 비즈니스에 푹 빠져 있었다.
결국 호텔 비즈니스는 실패했다. 나는 실패를 어느 정도 예상하고 있었다. 이런 예상을 한 건 중국의 낮은 서비스 수준이나 김용의 잘못된 선택 때문이 아니었다. 한 가지 사업이 자리 잡기 전에, 전혀 다른 또 하나의 사업에 투자하는 게 성공의 길과는 멀어 보였다. 호텔 사업 실패 이후 나는 줄곧 김용 옆에 있으면서 작은 힘이라도 보탰다. 혹시 무리한 선택을 할 때, 객관적인 조언을 해주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나는 김용의 실패도 예상했지만, 성공도 믿었다. 그에게는 ‘성공의 이유’가 분명했고, ‘성공의 조건’ 도 갖추고 있었다. 성공의 이유는 당연히 ‘탈북 1세대 사업가로서 후배 탈북 정착민을 위해 좋은 롤 모델이 되는 것’이고, ‘성공의 조건’은 그가 타고난 ‘신뢰 경영자’라는 점이었다. 그는 한 번 믿은 사람은 끝까지 믿는다. 그래서 배신도 많이 당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그 사람들을 믿는다. 이 세상에 나쁜 사람 없다. 누군가 나를 위해 계속 믿어주면 결국엔 되갚아준다. 그렇게 김용에게서 신뢰를 받아간 사람들이 지금 그를 도와주고 있다.
사람들은 지금도 김용을 떠올리며, ‘사기를 많이 당한 사업가’로 기억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그러나 동시에 김용은 ‘이 세상에서 사람을 가장 믿어주는 의리의 사나이’라는 것도 기억해주었으면 좋겠다.
홍성원 기자/
hongi@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