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원 어떻게 조달하나

‘공약가계부’의 핵심은 어떻게 재원을 조달하느냐다. 31일 윤곽을 드러낸 재원조달 계획은 사회간접자본(SOC)을 비롯해 그동안 집중투자됐거나 유사ㆍ중복 지원된 부문의 조정을 통해 정부의 씀씀이를 줄여 복지재원에 투자한다는 게 주요 내용이다.

또 직접 증세 없이 비과세ㆍ감면 정비 및 지하경제 양성화, 금융소득 과세 강화 등을 통해 세입을 늘린다는 복안도 담겨 있다.

정부는 세출구조조정 및 세입확충을 통해 국정과제 이행을 위한 소요금액인 134조8000억원을 임기 내 마련할 방침이다. 세출절감액은 당초 공약에 담겼던 81조5000억원보다 2조6000억원 늘어난 84조1000억원으로 책정됐다. 반면 세입확충액은 53조원에서 50조7000억원으로 줄었다. 불황의 여파가 가시지 않은 현 경제상황을 감안해 미세조정한 것이다.

정부는 우선 신규 SOC 사업을 억제하고 중복 사업을 조정해 올해부터 2017년까지 모두 11조6000억원의 세출 절감 효과를 얻는다는 목표다. 철도, 도로, 항만 등 기존 투자계획은 적정성을 다시 살핀다.

이석준 기획재정부 2차관은 “경제위기라는 특수 상황에서 대응했던 SOC 투자를 정상화하는 것”이라며 “신규사업을 100% 하지 않는 것은 아니며 필수적인 사업은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산업 분야의 경우 민간투자 활성화 등을 통해 정부 지출을 5년간 4조3000억원 줄여 나갈 계획이다. 전력수요 관리를 위한 관련 보조금 지급을 중단할 계획이다. 중소기업 지원사업이나 신재생에너지 보급과 같이 여러 부처에서 운영되고 있는 부분도 재조정하고 해외자원 개발사업은 사업타당성 및 성과 평가를 강화한다.

농림 분야도 투자 우선순위 조정 및 정부와 농협 간 역할 분담 등으로 5조2000억원의 세출절감 규모를 달성할 방침이다. 복지 분야의 경우 부정수급을 사전에 방지하는 등 전달체계를 효율화해 12조5000억원의 세출 규모를 줄인다. 이 중 9조5000억원은 보금자리 주택건설 축소와 같은 주택 분야에서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생애 최초 주택구입 자금과 소상공인 지원금 등은 기존 융자방식에서 이차보전(정부가 민간융자금리와 정책금리 간 차를 보전)으로 전환해 5조5000억원 규모의 세출을 줄일 예정이다.

세입확충을 위해 정부는 지하경제 양성화로 5년간 27조2000억원의 재원을 마련한다는 목표다. 또 현재 비과세ㆍ감면 혜택의 약 40%가 고소득층 및 대기업에 돌아가는 점을 고려해 비과세 감면 제도를 정비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5년간 18조원이 조달될 수 있을 것으로 정부는 기대하고 있다.

아울러 금융소득 과세 강화를 통해 2조8500억원의 재원을 마련한다. 비과세 금융상품 및 금융거래를 과세로 전환한다. 또 주식양도차익 과세대상 대주주 범위도 추가키로 하고 향후 구체적인 기준을 마련할 계획이다. 현재 주식 양도차익 과세는 유가증권시장 상장 기준 지분 3% 이상 또는 지분 가치 100억원 이상에만 부과된다.

하남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