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성장세 하락은 우리 산업과 기업에 시련으로 작용할 것으로 우려된다. 한·중 간 무역패턴을 점검해보고 변화하는 환경에 맞게 체질을 전환해야 한국이 ‘뜨거워지는 물속의 개구리’ 처지가 되지 않을 것이다.

“지난 5개월 동안 150여통의 이력서를 보냈지만 필기시험이나 면접은 10번도 안 됐습니다.” 최근 톈진(天津)에서 열린 대학생 취업박람회를 찾은 한 대학졸업반 학생의 하소연이다. 이번 톈진 취업박람회에선 시진핑(習近平) 주석이 예고도 없이 깜짝 등장해 구직자들과 얘기를 나누며 이들을 격려했다.

올해 중국의 대학졸업자는 사상 최대인 699만명으로 작년에 비해 19만명이 증가했다. 그러나 500대 기업의 신규채용 규모는 15% 정도 줄어들면서 대졸생들의 취업난은 심각한 상황이다. 베이징의 경우 올해 22만9000명이 졸업하지만 지난 4월 말까지 취업이 예정된 학생은 30%에 불과하다고 한다.

최고 지도부까지 걱정할 정도의 청년 취업난은 중국의 경제성장 속도가 떨어지면서 경기가 예전 같지 않기 때문에 나타난 현상이다. 이는 지난 30여년간 지속돼 온 고속 성장기가 끝나고 중속 성장기로 접어든 중국 경제의 단면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게다가 향후 중국 경기에 대한 비관적 전망까지 쏟아지면서 중국 경제의 앞길은 심상치 않다.

중국 경기에 대한 비관적인 견해는 지난 23일 발표된 HSBC의 5월 중국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를 계기로 표면화되는 분위기다. 5월 PMI(잠정치)는 49.6이었다. PMI가 50선 아래로 내려간 것은 지난해 10월 이후 7개월 만에 처음이다. PMI가 50을 넘기면 경기 확장, 아래로 떨어지면 경기위축을 나타낸다.

이미 경기 회복세 둔화에 대한 불안감은 지난 4월 1분기 성장률이 기대치에 못 미친 것으로 발표되자 촉발되기 시작했다. 올 1분기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7.7%로 지난해 4분기 7.9%보다 0.2%포인트 하락했다. 시진핑 정권이 집권 후 처음 받아든 경제 성적표로는 상당히 부진한 결과라는 평가다.

이러다간 올해 성장률 목표 7.5% 달성도 어려워질 것이란 전망까지도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많은 금융기관이 올해 중국의 성장률 예상치를 잇달아 하향조정하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 메릴린치는 8%에서 7.6%로, 스탠다드차터드는 8.3 %에서 7.7 %로, ING는 9%에서 7.8%로 각각 낮췄다. 세계은행(WB)은 2010년대 말이면 중국의 성장률이 6%까지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국제적 신용평가사들도 중국의 신용등급 강등을 고려하고 있다. 무디스의 톰 번 아시아 국가리스크그룹 대표는 지난 28일 베이징에서 열린 한 포럼에서 “성장률 6%는 중국 경제성장의 둔화를 우려해야 하는 시작점이 될 수 있다”면서 이렇게 밝혔다. 그러나 중국의 새 지도부는 경제개혁을 위해서라면 성장둔화를 감수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면서 일각에서 제기되는 대규모 경기부양 전망을 일축하고 있다.

중국의 성장세 하락은 우리 산업과 기업에 시련으로 작용할 것으로 우려된다. 변화를 위기가 아닌 기회로 활용해야 하지만 걱정이 앞선다. 시간은 많지 않은데 준비된 것은 별로 없는 듯하다. 한ㆍ중 간 무역패턴을 점검해보고 변화하는 환경에 맞게 체질을 전환하는 작업이 시급한 실정이다. 그래야 한국이 ‘뜨거워지는 물속의 개구리’ 처지가 되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