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박병국 기자] 지구를 덥히는 온실가스를 현재 추세대로 계속 배출하면 이번 세기 말 서울 사람들은 반년에 가까운 긴 여름을 보낼 전망이다.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는 데 성공하더라도 온난화 추세를 완전히 되돌리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지난달 31일 기상청의 ‘기후변화 전망보고서’를 보면 기후변화 시나리오 가운데 특별한 온실가스 저감정책이 없는 경우(RCP 8.5)를 가정해 예측한 결과 2091∼2100년 서울의 여름 일수는 연 평균 174.9일로 나타났다.
이는 현재(2001∼2010년 평균) 121.8일에 비해 2개월 가까이 길다. 여름은 최고기온이 25도 이상인 날을 말한다.
폭염 일수는 현재 11.1일에서 83.4일로, 열대야 일수는 8.2일에서 81.9일로 크게 늘 것으로 분석됐다.
이렇게 여름철 빈번한 극한기상이 예상되는 이유는 온실가스가 늘어남에 따라 기온 상승 속도가 매우 빨라지기 때문이다.
세기 말 서울의 평균 기온은 현재 13.0도보다 5.5도 높은 18.5도로 예상된다.
이런 온난화 속도는 지난 100년간 전세계 평균기온이 0.75도, 한반도는 1.8도 오른 데 비하면 3∼7배 빠른 것이다.
기상청은 현재 남해안 일부 지역에 해당하는 아열대 기후구가 세기 말에는 남한 대부분 지역, 황해도 서부까지 북상할 것으로 내다봤다. 평양의 연 평균기온이 현재의 서귀포와 비슷해질 정도다.
온실가스를 줄여도 온난화는 계속될 전망이다.
온실가스 감축 정책에 따라 2040∼2050년께 배출량이 감소세로 돌아서는 경우(RCP 4.5)를 가정하면 이번 세기 말 서울의 평균 여름 일수는 147.8일로 현재보다 한 달 가까이 늘어난다.
폭염 일수는 33.4일, 열대야 일수는 42.3일로 현재보다 각각 3배, 5배가량 증가한다.
기상청 기후예측과 이은정 연구관은 “온실가스가 한번 배출되면 길게는 200년까지 남아있어 지금 감축하더라도 효과는 한참 뒤에야 나타난다”며 “지구 온도를 낮추기는 어렵기 때문에 기후변화에 적응할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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