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사용인구가 3000만명을 넘어서면서 몰카ㆍ도촬 등의 도구로 스마트폰을 악용하는 사례가 기승을 부리고 있지만 이와 관련한 대책은 여전히 미비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직장인 양모(32) 씨는 최근 인천에서 동두천행 지하철을 타고 출근길에 올랐다가 깜짝 놀랄만한 장면을 목격했다. 자신의 옆에 앉아있던 한 남성이 게임을 하는 척 하면서 자고 있는 상대편 여성을 자연스럽게 도촬(도둑촬영)하고 있었던 것.

양 씨는 “무음 어플을 설치한 건지 루팅을 한 건지, 사진을 촬영해도 소리가 전혀 나지 않았다”면서 “그렇게 찍힌 사진들을 인터넷 몰카 카페에서 쉽게 발견할 수 있는 게 현실”이라고 전했다.

실제 몰래카메라로 여성의 신체 부위를 촬영하는 등의 지하철 성범죄 발생은 급증하고 있다.

서울지방경찰청 지하철경찰대에 따르면 2012년 상반기 전동차 및 역사 계단 등에서의 ‘몰카’ 적발 건수는 1분기 32건에서 2분기 186건으로 4.8배 증가했다. 노선별로는 2호선이 189건으로 가장 많았고 1호선(118건), 4호선(53건)이 뒤를 이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이에 따라 지난해 말 스마트폰에서 작동하는 무음 카메라 앱을 사용치 못하도록 하는 ‘기술표준’을 마련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섰지만 그 효과는 사실상 미미한 수준이다. 기술표준은 기술규격과 달리 따르지 않아도 법적 규제를 받지 않기 때문이다.

현재 아이폰 등의 해외 제작 스마트폰의 경우 국내법으로 규제하기가 애매하다. 또 사용자들이 스마트폰 운영체제 구조를 임의로 변경해 촬영음을 무력화 시키는 등의 ‘탈옥’이나 ‘루팅’이 공공연히 이뤄지고 있는 실정이다.

한국저작권위원회가 지난해 12월 발표한 ‘스마트기기를 통한 저작권 침해 실태조사 및 대응방안 연구결과’에서는 스마트폰 사용기간이 갈수록 높은 탈옥ㆍ루팅 경험 비율(13개월 이상 25.1%)을 보였다.

경찰 관계자는 “몰카ㆍ도촬 등은 경우에 따라 성폭력처벌특례법위반(카메라 등 이용)의 혐의가 적용될 수 있다”면서 “이러한 사진들을 온라인 상에서 공유할 경우 방통위 심의를 거쳐 게시하지 못하도록 조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스마트폰 탈옥이란 스마트폰 제조업체가 개발한 운영체제(OS) 환경에서 벗어나 사용자 임의대로 스마트폰 사용 환경을 바꾸는 것을 말한다. 애플의 아이폰과 달리 구글의 안드로이드폰에서는 루팅(rooting)이라고 표현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