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난히도 ‘수다스러운’ 설이었다. 설 밥상이 차려진 안방에서도, 하루 종일 상차림에 바쁜 주방에서도 ‘최초의 여성대통령’에 대한 ‘기대 반 걱정 반’의 대화로 분주했다.
‘인사(人事)가 만사(萬事)’이다 보니 주인공은 단연 박 당선인의 내각 인사였다. 박 당선인이 설 직전 정홍원 총리 후보자를 지명, 겨우 ‘한 자리’를 메우며 ‘면피’는 했지만 쏟아지는 어르신들의 쓴소리는 피할 길이 없다. 박 당선인의 정치적 큰집인 대구ㆍ경북(TK)에서 조차 “뭔 인사를 그런 식으로 하냐” “안보, 안보하는데 군대를 하나도 안 보냈더라”부터 시작해 “초장부터 ‘빵(점)’이다”는 말까지 나왔을 정도다.
지역구를 다녀온 의원들도 “새 정부의 인선 문제에 대해 걱정하는 분들이 많았다”고 밝혔다. 또 다른 지역구 의원도 “실망감이 크다”고 전했다.
‘불통 논란’은 여전했다. 답답한 마음도 매한가지라 기자에게도 쉴 새 없이 질문들이 쏟아졌다. “정말로 당선인 혼자서 인사를 다 하냐” “인수위가 취재가 진짜 안 되냐” “장관이 누가 될지는 아무도 모르는 거냐” 등 종류도 제각각이지만 결국 모든 질문은 ‘불통’으로 수렴됐다. 한 어르신은 “당선인이 말도 안하고 언론도 모르면 국민은 그냥 구경만 하고 있어야 되냐”며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반면 첫 여성 대통령을 맞이하는 기대감도 컸다. “여성이니 더 잘할 것” “박근혜가 꼼꼼하다”는 칭찬도 어렵지 않게 들렸다. 특히나 삼삼오오 모인 며느리들은 “여성들에 대한 복지가 좀 나아지지 않겠냐”며 기대감도 내비쳤다. 인사 실수에 대해서도 “첫 번이라 진통이 있기는 했지만 그걸 거울삼아 더 잘할 것”이라는 희망도 내비쳤다.
박근혜 정부에게 설 민심은 마치 설 명절 어르신들의 ‘잔소리’ 마냥 불편할 수 있다. 하지만 잔소리에 ‘옵션’처럼 딸려오는 “다 너 잘 되라고 하는 소리”란 말처럼, 국민들의 쓴소리 하나하나에 차기 정부가 “잘 됐으면 하는” 국민의 바람이 촘촘히 녹아있다. 박근혜 정부가 새해 설 민심을 가슴 깊이 새겨들어야 하는 이유다.
손미정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