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생생뉴스] 검사가 의붓아버지에게 성폭행을 당한 피해자에게 “아빠랑 사귄 것 아니냐”는 등 2차 가해 발언을 한 사실이 알려져 공분을 사고 있다.

전국성폭력상담소협의회와 서울남부지검 등에 따르면 남부지검 소속 A 검사는 지난해 8월 해당 강간사건 재판을 마친 후 피해자 B 씨에게 이같은 내용의 발언을 했다고 17일 뉴시스가 보도했다.

의붓아버지에게 성폭행을 당한 피해자 B 씨는 수사기관에 고소를 했고 의붓아버지는 지난해 3월 구속 기소됐다. A 검사는 해당 사건의 재판 과정 중 교체돼 두 번째 열린 공판에 들어갔다.

재판 중 A 검사는 B 씨에게 “솔직히 말해야 한다. 아빠랑 사귄 것이 맞지 않느냐. 카카오톡 내용을 보니 아빠랑 사랑한거다”라는 등의 발언을 했다.

이에 격분한 B 씨와 성폭력상담소 직원, 법률 조력인인 변호사 등은 A 검사에게 강하게 항의했다. 그러자 A 검사는 “순천 청산가리 막걸리 사건 아시죠. 그것도 알고보니 딸이랑 아빠랑 사랑한 거였다. 혹시 걱정이 돼서 물어본거다”라고 말했다.

B 씨는 고소를 주저하다 용기를 낸 상황에서 이같은 말을 듣고 큰 상처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B 씨는 눈물을 흘리며 “내가 왜 그런 사람을 사랑하겠나. 난 남자친구가 있다”고 항변했다.

이 상황을 지켜보던 상담소 직원 등 피해자 측이 거듭 항의하자 A 검사는 그제야 사과했다.

피해자 측은 “어려운 상황에서 용기를 내 자신의 피해를 드러낸 피해자에게 2차 가해가 계속되면 어떤 피해자가 고소를 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토로했다.

이에 남부지검 관계자는 “피고인이 범행을 부인하고 피해자의 어머니도 성폭행 당한 것이 아니라고 말한 상황에서 카카오톡에 피해자가 피고인을 좋아하는 듯한 취지의 문자가 있어 실체 관계를 파악하려고 물어 본 것”이라며 “피해자에게 결코 모욕이나 불편한 감정을 주고자 한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한편 A 검사의 이같은 발언은 전국성폭력상담소협의회가 2004년부터 매해 선정하는 ‘성폭력 수사, 재판과정에서의 여성인권보장을 위한 걸림돌 사례’로 선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