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재현 기자]이란과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 사이에서 대리석, 루비 원석 등을 중계무역한 척 속여 1조 900억 원대의 이란자금을 불법 세탁해주고 170억 원대의 커미션을 받은 70대 기업가가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중앙지검 외사부(부장 이성희)는 중계무역을 가장해 국제사회에서 제재조치가 취해져 있는 이란의 자금을 세탁, 제 3자에게 송금하고 수수료를 받은 혐의(외국환거래법등 위반)로 정모(73ㆍ미국 시민권자)씨를 구속기소했다고 24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정씨는 지난 2011년 2월께 두바이로부터 대리석등 1조 948억 원상당의 물품을 구입해 이란의 F사에 판매하는 척 허위계약서를 작성해 기업은행에 예치된 F사의 자금 1조 948억 원가량을 부당하게 인출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이 돈 가운데 1조 700억여 원을 당국에 신고 없이 제 3자에게 송금했으며, 170억 여원은 커미션으로 받아 이 중 107억 원을 미국 앵커리지에 설립한 가족 명의의 회사에 이체해 가족들의 부동산, 자동차 등 구입에 사용했다.
그는 2011년 7월에는 위장거래를 의심한 은행들이 자금 인출을 거절하자 가짜 보석 원석을 298억원 상당의 루비 원석인 척 수입한 후 이란에 수출한다는 명목으로 재차 범행을 꾀했으나 세관의 감정 결과 가짜 보석임이 탄로나 범행에 실패하기도 했다.
검찰 관계자는 “처음에는 중계무역 대상 제품을 석유화학제품으로 정했다가 이것이 금지 품목임을 알고 수시간만에 대리석 등 건축자재로 변경하는 등 처음부터 위장거래를 하려는 목적으로 허위 계약서를 작성해 돈을 인출했다”고 밝혔다. 그는 “기업은행 등 관련 은행들의 경우 중계무역 물자가 전략물자 관리원에 금지대상이 아니라는 확인서와 한국은행의 허가서, 이란측의 지급지시서 등 필요한 서류가 모두 갖춰져 피고인에게 돈을 내 준 만큼 공모하거나 범행을 묵인했다기 보기 어렵고, 속아서 업무처리를 해준 것에 불과해 기소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