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 수개월 지나면 로펌서 활동 일부선 “제식구 감싸기 여전” 비난 사회단체들 “법조계 자정” 목소리

검사 시절 비위를 저질러 징계로 옷을 벗은 이들 상당수가 퇴임한 지 얼마 지나지도 않아 버젓이 변호사로 등록해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 때문에 팔이 안으로 굽는 법조계 현실에 대한 비판과 함께 변호사 등록 심사를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법무부와 대한변호사협회(변협) 등에 따르면 2007년 이후 면직된 검사 8명 중 6명이 현재 변호사 활동을 하고 있다. 이들 중 상당수는 검사직을 그만둔 지 수개월 이내에 변호사 등록 심사를 무난히 통과했다.

2010년 ‘스폰서 검사’ 파문으로 검사장에서 면직된 박모 씨는 면직 8개월 만에 변호사가 됐다. 등록 심사 당시 변협이 이례적으로 박 씨의 소명을 상세히 들은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기도 했다.

2011년 1월 노래방에서 술을 마시다 검사직무대리와 강제로 부적절한 신체 접촉을 해 해임된 구모 검사도 해임 직후 변호사로 옷을 갈아입었다. 또 지난해 4월 공식 회식자리에서 여기자 2명을 추행해 정직 3개월 처분을 받고 사표를 제출한 최모 검사 역시 현재 한 대형 로펌에서 변호사 업무를 수행 중이다.

변호사법은 “징계처분에 의하여 해임된 후 3년이 지나지 아니한 자”는 결격사유로 변호사 등록을 하지 못하도록 돼 있다. 또 “징계처분(파면 및 해임은 제외한다)을 받거나 퇴직한 자로서 변호사의 직무를 수행하는 것이 현저히 부적당하다고 인정되는 자”는 변협이 등록을 거부할 수 있다.

이 때문에 변호사 등록 권한을 갖고 있는 변협이 자의적으로 심사를 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진보정의당 서기호 의원은 “비리로 퇴임한 검사가 다시 변호사가 되는 것은 제 식구 감싸기 식 부실심사 덕”이라며 “변호사 등록심사위원회를 구성할 경우 판검사와 10년 이상 된 전관 출신 변호사들을 위원에서 배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백미순 한국성폭력상담소장은 “성범죄 관련 처벌을 받은 의사는 10년까지 개업 또는 의사로서 활동을 할 수가 없다”며 “법이 기간을 제한하고 있음에도 관행적으로 법을 어기고 바로 변호사 개업을 하는 것은 다른 직군과의 형평성에도 어긋난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변협 관계자는 “등록이 승인된 이들은 직무와 무관한 비리를 저질렀던 이들”이라며 “직무 관련성이 없는 비리로 퇴임한 이들에 대해서는 변협이 등록을 거부한다 하더라도 행정소송 등을 통해 변호사로 활동할 수 있게 돼 승인을 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김재현ㆍ김성훈 기자/


paq@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