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영훈 미래사업본부장] 4월에 눈이 내리고 춥다 했더니 28일엔 갑자기 초여름 날씨였다. 아니나 다를까 봄비가 오던 29일 새벽부터 천둥이 울고 번개과 함께 땅으로 향하는 벼락선이 번쩍거렸다. 세찬 바람에 출근길 우산이 뒤집어져 낙하산 되는 풍경도 보였다.
천둥 번개 벼락은 공기 상층과 하층의 온도차가 클 때 발생한다. 북한의 위협이 이어지고 올해 1분기 성장률이 1%대로 곤두박질쳤다는 소식이 들리던 4월 내내 한국 중국 일본 지역은 예년보다 평균기온이 3~4도 낮았다. 시베리아의 찬공기가 동쪽에서 서쪽으로 흘러가고 태평양의 뜨거운 공기가 북상해야 봄과 여름이 오는데, 사할린 북쪽 오호츠크해를 감싸는 캄차카 반도에 공기이동을 가로막는 ‘저지 현상’(沮止現象:blocking)이 발생하면서 동북아에 머무르고 있었던 것이다.
마침내, 더웠던 28일 지상은 달궈졌지만 상승부 공기는 여전히 냉랭하고, 한반도에 한랭전선과 남부의 더운공기가 급격히 섞이면서 29일 새벽 천둥 번개가 발생한 것이다. 불안정한 대기속 구름들이 급속히 상승하다 충돌하고 그 와중에 상하층 전하(電荷:물체가 지니는 정전기의 양)의 안정감이 깨지면서 음양의 전하가 각각 극단적으로 활성화하는 대전(帶電:electrification)현상이 생긴데 이어, 비를 매개로 급속히 위에서 아래로 방전되는 과정을 거친다. 이때 빛으로 보이는 것이 번개이고, 흐르는 전하의 높은 에너지 때문에 공기가 팽창해 발생한 소리가 천둥이다.
전하는 뾰족한 부분에 많이 모이므로 산꼭대기나 전봇대 등에는 벼락이 떨어질 확률이 크다. 서있는 인체는 온몸이 전기도체이므로 실내가 가장 안전하다.
올 봄 한반도가 소용돌이 치고 있다. 경제도,안보도,정치도,날씨마저도 안정감이 없다. 하지만 ‘이 또한 지나가리라’는 말처럼, 출근 준비할 무렵 천둥과 번개가 없어지더니 점심때 비 마저 잦아들었다.
‘대추가 저절로 붉어질 리는 없다. 저 안에 태풍 몇 개. 천둥 몇 개. 벼락 몇 개, 혼자서 둥글어질 리는 없다. 저 안에 무서리 내리는 몇 밤, 땡볕 두어 달, 초승달 몇 날’(장석주의 ‘대추 한 알’)
모든 일은 완성될때까지 천둥과 번개를 거친다. 다만 바람이 세차면 공격적 행동보다는 한 풀 접고 몸을 잘 간수하면서 찬찬히 짚어보는 지혜가 필요하겠다. 천둥과 번개를 보면 겸손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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