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영어 실력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다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회사원의 사망에 대해 법원이 업무상 재해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7부(부장 송우철)는 사망한 대기업 부장 A 씨 유족이 ‘유족급여와 장의비 지급을 거부한 처분을 취소하라’며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원고패소 판결했다고 27일 밝혔다.
2008년 쿠웨이트 한 플랜트 건설현장에 시공팀장으로 임명된 A 씨는 파견에 앞서 열흘 동안 현지 출장을 다녀온 후 영어 구사 문제로 팀장 역할을 제대로 해내지 못할까 봐 우려하며 자책했다.
A 씨는 결국 회사 측에 해외 근무를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밝히고 2009년 1월 서울 본사로 발령을 받았으나 자책감은 더욱 심해졌다. 결국 A 씨는 복귀한 첫날 사옥 옥상에서 뛰어내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유족은 근로복지공단이 유족급여와 장의비 지급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자 A 씨가 회사 생활에 대한 중압감을 견디지 못한 끝에 자살했으므로 업무상 재해로 인정해야한다며 소송을 냈다.
하지만 재판부는 “A 씨가 사회 평균인의 입장에서 봤을 때 도저히 감수하거나 극복할 수 없을 정도의 업무상 스트레스와 그로 인한 우울증으로 자살에 이르렀다고 볼 수 없다”며 청구를 기각했다.
재판부는 “해외 파견은 A 씨가 다닌 회사의 통상 업무이고 해외 근무가 당초 A 씨의 의사에 반하는 것도 아니었다”며 “A 씨가 자살할 무렵 느낀 부담감은 감내하기 어려운 정도였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A 씨는 사망 한 달 전에 부장으로 승진했고, 해외 파견을 철회한 후 부당한 대우를 받거나 새로운 업무에 대한 부담이 컸다고 인정하기도 어렵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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