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거지 못한다” 아버지 구타 “취직해라” 꾸짖는 친부 폭행 존속살해 사법처리도 늘어
회사원 이모(40) 씨는 지난해 8월 3일 자택에서 설거지를 하고 있던 아버지(83)의 뺨을 때렸다. 다 씻은 그릇과 씻지 않은 그릇을 뒤섞어 정리했다는 게 이유였다. 이 씨는 이튿날에도 누워 있던 아버지의 옆구리를 여러 차례 걷어차고 발로 밟아 눌렀다. 누나가 이를 말리자, 이 씨는 부억칼을 들고 휘두르며 ‘죽여버리겠다’며 행패를 부렸다.
결국 존속상해 등의 혐의로 법정에 넘겨진 이 씨는 최근 법원에서 징역 1년6월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가족들은 합의를 해 주지 않았다.
전통적 의미의 가족이 해체되고 어려운 경제난이 겹치면서 패륜범죄가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4월에는 재산을 가로채기 위해 칠순의 아버지를 감금하고 무차별 폭행한 30대 아들이 경찰에 붙잡혔다. 아들은 “살려달라” 애원하는 아버지를 방에 가두고 손목에 수갑을 채운 채로 마구 폭행했다.
같은 해 8월에는 “취직을 하라”고 꾸짖는 아버지를 살해하려고 두 차례 흉기를 휘두른 30대가 구속되기도 했다.
경찰청이 지난해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강기윤 새누리당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08년부터 2011년 8월까지 모두 10만2948명이 부모 등 친족을 대상으로 패륜범죄를 저질러 사법처리됐다. 존속 살해는 2008년 45건에서 2009년 58건, 2010년 66건, 2011년 68건으로 해마다 증가하는 추세다.
하지만 실제 일어난 패륜범죄는 공식 통계보다 많을 것이라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자식의 허물을 감싸주려는 한국 부모들의 특성상 신고율이 저조하다는 것. 이 때문에 존속 대상 범죄율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윤호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존속 대상 범죄는 물리적 거리는 가까운 데 비해 심리적 거리는 멀어지면서 생기는 대표적 범죄”라며 “경제ㆍ취업 문제 등 가족 간 갈등의 요소가 늘어나면서 늘 붙어 있는 상대에게 폭력을 행사하는 일이 빈번해 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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