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항리 아나운서 “작가들 PC방 출동”
[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KBS, SBS, YTN 등 주요 방송사의 전산망이 마비, 사내 PC가 부팅조차 되지 않는 상황에 이르자 각 방송사의 앵커, 아나운서, 작가들이 초비상에 걸렸다. 일부 방송작가들은 PC방을 찾아 업무를 이어가고 있으며, 전산망 마비 사태를 피한 SBS도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20일 오후 2시 20분께 국내 주요 방송사인 KBS, MBC, YTN 등의 사내 전산망이 동시에 마비, 사내에서 사용중이던 PC가 차단됐다.
이에 이혜민 KBS 아나운서는 자신의 트위터(@annstoryy)에 “지금 K본부 녹화 대기 중인데... 정보전산망 마비라서 컴퓨터 자체가 안 켜지네요. 원고도 큰 일이네요”라는 글과 함께 “KBS MBC YTN 정보전산망 완전 마비 신한은행 전산망 마비”라는 자막이 들어간 뉴스화면을 캡처해 올리며 현재 상황을 알렸다.
조항리 KBS 아나운서도 트위터(@chohangri)에 “KBS MBC YTN 신한은행 농협은행 전국 컴퓨터 마비 큰 일 남. 하드 날아감 ㅠㅠㅠ 내 자료 복구 되려나. 작가님들 대본 쓰러 PC방 출동”이라는 글을 남기며 전산망 마비 피해를 입은 컴퓨터 모니터 화면을 캡처해 올렸다.
조 아나운서가 올린 사진에는 “재부팅을 하고 적절한 부팅장치를 선택하거나, 부팅장치에 부팅미디어를 삽입하고 키를 눌러달라(Reboot and Select proper Boot device or Insert Boot Media in selected Boot device and press a key)”는 내용의 문구만 연이어 나열돼있다.
KBS의 경우 오후 5시 20분 현재에도 전산망은 복구되지 않았으며, 홈페이지 자체도 차단된 상태다. 이에 대해 KBS 측은 “사내 전산망 마비로 조처를 하는 과정에서 또다른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홈페이지 접속을 자체 차단했다”고 밝혔다.
주요방송사 가운데 유일하게 전산망 마비 사태를 피한 SBS도 이 사태를 간과하지 않고 주시하고 있다.
이날 SBS의 간판 김성준 앵커는 자신의 트위터(@SBSjoonnie)에 “KBS MBC YTN 신한은행 정보전산망 마비사태는 단순한 서버 다운은 아닙니다. 외부 공격 같은데 누군지는 모릅니다”라면서 “심각한 상황이어서 청와대, 국정원, 금융당국, 경찰 등 모두 원인 파악 중입니다. SBS는 일단 문제가 없지만 만일에 대비중입니다”라는 글을 남기며 현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현재 KBS, MBC, YTN 관계자에 따르면 이날 사내 전산망 마비로 인해 어떠한 업무 처리도 하지 못한 상황이다. 각각의 방송사는 실시간 방송 송출에는 문제가 없으나 추후 사태를 지켜보며 원인분석에 한창이다.
이번 동시다발적 전산망 마비사태에 대해 방송통신위원회는 긴급 브리핑을 통해 “오후 2시25분 사고가 났다는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에 파악에 나섰다”면서 “이번 사태는 디도스(DDos;서비스분산거부) 공격에 의한 것이 아닌 ‘고도 해킹’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LG유플러스 전산망을 이용하는 회사의 직원이라고 주장하는 트위터 이용자는 “현재 유플러스망에 접속하면 이러한 화면이 뜬다”며 “‘Whois’가 누구게?(Who is ‘Whois’?)”라는 문구가 담긴 화면을 캡처해 올려 방통위가 밝힌 고도의 해커가 ‘whois(후이즈)’인지에 대한 관심도 모아지고 있다.
해킹피해로 주요 방송사와 신한은행, 농협은행 등 일부 금융기관의 업무가 마비되자 방통위, 안전행정부, 국방부, 국가정보원 등 10개 부처는 ‘사이버위기 평가회의’를 열고 오후 3시를 기해 사이버위기 경보 단계를 ‘관심’에서 ‘주의’로 상향조정했다.
청와대도 이날 김행 대변인을 통해 이 같은 상황을 다급히 전했으며, 북한의 사이버테러 가능성에 대해서는 “아직(단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shee@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