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윤정희(부산) 기자] 글로벌 경제불황으로 어려움을 겪어왔던 부산 향토기업들이 재도약의 꿈을 모락모락 키워가고 있다.
가장 먼저 지난 3년간 노사간 극심한 대립으로 어려움을 겪었던 ‘한진중공업’은 최근 신규 선박수주로 분위기 반전에 나서고 있다. 노사간 막판 타협이 이뤄져 어두웠던 그림자를 벗어 던진 모습이다.
그동안 진행해온 선박 수주도 줄을 잇고 있다. 한진중공업 수빅조선소가 대형선박 건조를 잇따라 성사시켜 향후 3년간 건조물량을 확보했다. 한진측은 유럽 선주와 5400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급 컨테이너선 8척에 대한 건조의향서(LOI)를 체결했다고 12일 밝혔다. 이에 앞서 6800TEU급 컨테이너선, 3만8000㎥급 LPG선 등 모두 12척, 6억달러 규모 수주에 성공했기 때문에 이번 계약까지 확정되면 올해 수빅조선소는 LPG선 등 모두 20척을 수주하게 된 셈이다. 한진중공업은 또 장기적인 수익원 확보를 위해 해양플랜트 분야 전문성을 갖춘 싱가포르 조선소와 상호협력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해 앞으로 다양한 해양플랜트 프로젝트에 공동 참여키로 했다.
부산 향토기업 ‘대선주조’는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역시 부산 기업인 BN그룹이 대선주조를 인수한 첫 해인 2011년 94억원의 적자를 기록한 뒤 채 2년도 되지 않아 흑자로 돌아선 것이다.
물론 흑자규모는 당기순이익 8억원으로 크진 않았지만 의미는 남달랐다. 과거 대기업의 먹튀 논란으로 등을 돌렸던 시민들이 다시 부산표 소주를 찾기 시작했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대선주조는 흑자 전환의 이유를 몇가지 꼽았다. 소비자들의 의견을 반영해 ‘즐거워예’ 소주의 도수를 높이고 시민들이 제작한 10종류의 상표를 붙인 리뉴얼 제품이 인기를 얻고 있다는 것이다. 또 제품의 질에 대한 차별화 전략이 성공했고, BN그룹 전체 임직원 1000여명이 참여하는 범그룹 차원의 공격적 판촉 노력도 주효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무엇보다 부산지역 기업인 BN그룹이 대선주조를 인수했다는 사실이 점차 부산시민들에게 인식되면서 향토기업인 대선주조를 살려야 한다는 분위기가 높아지고 있는 것이 가장 힘을 발휘했다는 평가다.
향토 패션기업들의 움직임도 바빠졌다. 파크랜드는 최근 협찬 드라마 ‘그 겨울 바람이 분다’의 인기로 매출이 급상승하고 있다. 지난 1973년 부산에서 ‘태화섬유’로 출발한 ‘파크랜드’는 연매출 4000억원을 올리는 국내 신사복 브랜드를 대표하는 기업이다.
현재 여성복, 스포츠웨어 등으로 종류를 다양화하고 마트, 아웃렛, 홈쇼핑, 인터넷으로의 유통망 변화를 통해 10여개가 넘는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다. 더불어 550여개에 달하는 가두 유통망을 갖춘 대형 패션그룹으로 탈바꿈했으며, 올해부터는 사업범위를 신발까지 넓혔다. 미국 스포츠화 전문 브랜드인 스타터와 라이선스 계약을 맺고 본격적인 신발사업에 뛰어들었다.
지난해 1조70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세정’은 올해 1조2000억원에 이어 해외에 다시 진출, 2016년엔 국내와 중국을 합쳐 2조원의 매출을 올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올해 ‘세정종합패션몰’을 만들겠다는 야심찬 계획도 세웠다. 세정이 갖고 있는 인디안ㆍ올리비아로렌ㆍ센터폴ㆍ헤리토리ㆍNIIㆍ크리스크리스티 등 모든 의류 브랜드를 한데 모아 판매하는 ‘멀티숍’ 형태로 기존의 매장을 바꾸겠다는 뜻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