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박영서 특파원] 당초 이번 전인대에서 정치개혁 논의가 활발하게 진행될 것이란 기대감이 높았으나 원론만 강조됐을 뿐 정치개혁 의지가 실종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는 지난 8일 우방궈(吳邦國) 전인대 상무위원장의 발언에서 읽을 수 있다. 그는 ‘전인대 상무위원회 공작(업무)보고’에서 “우리는 다른 사회의 정치적 성과를 참고할 수 있지만 결코 서방의 정치체제 모델을 들여오지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우리는 중국 체제와 서방 자본주의 체제의 본질적 차이를 완전히 이해하고 있다”면서 “당의 영도에 따라 중국 특색의 사회주의를 견지할 것이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5일 전인대 개막식에서 원자바오(溫家寶) 총리가 발표한 ‘정부공작보고’에서도 정치개혁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후진타오(胡錦濤) 주석과 함께 쌍두마차 역할을 하면서 정치개혁의 중요성을 강조하던 원 총리도 ‘행정개혁’을 강조하는 수준에 머문 것이다.
시진핑(習近平) 총서기 역시 전인대 지역별 대표들을 만난 자리에서 개혁개방과 청렴정치 등을 강조하긴 했으나 정치개혁의 필요성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다. ‘거수기’라는 오명을 안고 있는 전인대가 제대로 기능을 하려면 정치개혁이 선결돼야 한다는 지적은 끊이지 않아 왔다. 독립적인 운영이 보장돼야 권력이 집중된 공산당을 감시·감독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치개혁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져왔던 지난 1년 동안 실제로 중국에선 큰 변화가 없었다는 평가다. 오히려 이번 양회(兩會)에서도 반체제 인사는 당국의 엄중 감시를 받고 있으며 심지어 다른 지역에 쫓기거나 불법 감금을 당하고 있다.
이처럼 올해 전인대가 서양식 정치체제 배격의사를 밝힘에 따라 당분간 중국에서는 정치체제 개혁논의는 수면 밑으로 가라앉을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중국에서 대표적 인권 침해 제도로 지목돼온 노동교화제도(勞敎制度)는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전인대 상무위원회 법ㆍ공(法工)위원회 랑성(郞勝) 부주임은 지난 9일 기자회견에서 관련 기관들이 노동교화제 개혁을 위한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노동교화제가 사회 질서유지에 일정한 기여를 했다고 평가하면서 노동교화제가 전면 폐지되지 않고 일부 개선될 것임을 시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