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부터 ‘펀드 50% 룰’시행

23일부터 펀드 시장에서 ‘50% 룰’이 전격 실시됨에 따라 자산운용업계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계열 판매회사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은행계 자산운용사들은 타격이 작지 않을 것이라는 분위기지만 중소형 자산운용사들은 판매 다각화를 위한 호기라는 반응을 보였다.

그간 계열사 의존도가 높았던 운용사를 중심으로 적극적인 자구책 마련에 나서는 모습이다.

‘50% 룰’이란 증권사ㆍ은행ㆍ보험사 등에서 계열 자산운용사의 펀드를 판매하는 비중을 연간 판매금액의 50% 이하로 제한하는 규제를 말한다. 신규로 판매되는 펀드에만 이 규칙이 적용되고 머니마켓펀드(MMF)와 사모펀드는 대상에서 제외된다.

특히 대기업의 ‘일감 몰아주기 근절’을 강조해온 박근혜정부에서 시행되는 첫 금융권 규제인 만큼 그 성과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월 말 기준 계열사 판매 비중이 가장 높은 곳은 삼성화재로, 계열사인 삼성자산운용 펀드의 판매 비중이 95.36%에 달했다.

신한은행은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펀드의 판매 비중이 69.3%에 이르고, 기업은행과 국민은행은 계열사 IBK자산운용과 KB자산운용 펀드를 각각 62.37%, 56.56%가량 직접 판매해왔다.

금융투자업계는 이번 룰이 대형 자산운용사에는 악재로, 중소형 자산운용사에는 호재가 될 것으로 대체적으로 분석하고 있다. 중소 운용사 관계자는 “아무래도 중소형 운용사나 외국계 운용사들은 은행과 같은 판매 창구가 없었기 때문에 수익을 늘릴 기회”라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삼성자산운용은 22일부터 인기 펀드인 ‘삼성 중소형Focus펀드’를 KB국민은행에서도 가입할 수 있도록 했다. 국민은행은 이번주부터 KB자산운용의 ‘KB중소형주 포커스 증권투자신탁’ 판매를 중단하기로 결정했으며, 미래에셋증권은 계열사의 펀드 대신 해외 운용사의 채권형 펀드 비중을 높이는 등 발 빠른 행보에 나섰다.

다만 제도의 실효성에 대한 우려도 만만치 않다. 대형사들의 문턱이 낮아지는 것은 사실이지만 반대로 그 문이 대형사들에도 기회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중소형 운용사들이 큰 수혜를 기대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것이다.

양대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