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기훈ㆍ강승연 기자]대학마다 ‘영어로 진행하는 강의 늘리기’ 경쟁이 불붙으면서 수업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채 영어 강의를 밀어붙인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각종 대학평가의 지표를 끌어올리기 위해 영어 강의 숫자 늘리기에만 급급하다는 분석이다.
동국대학교의 경우 전체 강좌에서 영어 강의가 차지하는 비율은 30%에 달할 정도로 국제화 수준 향상에 노력하고 있다. 특히 경영대는 전체 강의의 70% 이상이 영어 강의로 진행된다.
하지만 한자에 대한 이해가 높아야 하는 불교학 강의마저 영어로 진행하면서 학생과 교수들의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다. 경영학처럼 영어 전공 용어를 많이 사용하는 경우와 달리 불교학이나 사학 등 한국어 이해가 앞서야 하는 과목의 경우 영어 강의가 불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 대학은 불교학 전공과목 가운데 불교학입문(1학년 대상), 종교학, 아비달마, 반야사상(2학년 대상), 유식학, 밀교ㆍ티벳불교, 불교문화콘텐츠 (3~4학년 대상) 등 강의가 영어로 수업이 진행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외국인 대상 강의가 아닌 한국근세사, 한국정치론 등도 영어로 진행되고 있다.
이에 대해 3학년 재학생인 A(24) 씨는 “불교학 수업 등은 한자가 많고 우리말로도 표현이나 이해가 쉽지 않은데, 기계적으로 영어 강의 원칙을 고수하고 있어 강의내용을 제대로 이해하기 곤란할 때가 많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재학생 B(22) 씨는 “다른 수업도 아니고 한국사 수업까지 영어로 들어야 하는지 회의감이 든다”며 “교수님들도 영어로 수업하는 것을 부담스러워해 한국어로 보충설명을 하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동국대 관계자는 “말하기, 쓰기 등 영어 실력을 향상시키면서 영어로 사고하는 능력을 기르기 위한 취지”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불교학 영어 강의는 옥스포드대학 등 외국 유수 대학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한 교수진이 많아져 시도하고 있다”며 “영어 강의 준비 부족 등 자질에 대한 시비는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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