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보스턴 테러…제2의 9·11 공포 확산
보스턴 마라톤대회 폭탄 테러 사건의 유력한 용의자 신원이 확인되면서 미국 수사당국이 체포에 나섰다. 이런 가운데 인체에 치명적인 독극물이 든 편지가 오바마 대통령 앞으로 배달되면서 미국사회에 ‘제2의 9ㆍ11 테러’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미국 수사당국은 17일(현지시간) 한 남성을 전날 발생한 보스턴 폭탄 테러의 용의자로 지목하고 체포에 주력하고 있다. CNN 등 미국 언론들은 수사당국이 사건 현장 근처의 보안 카메라에 찍한 화면에서 의문의 가방을 놓고 가는 한 남성을 찾았다면서 이 사람이 용의자일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이 남성은 흰색 야구 모자를 착용했고 밝은 색의 후드 티셔츠와 검은색 재킷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주요 외신과 미국 언론은 익명의 당국자들을 인용해 수사당국이 용의자 한 명이 체포됐다고 보도했으나 FBI와 보스턴 경찰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체포된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즉각 부인했다.
보스턴 테러가 발생한 이후 2001년 ‘9ㆍ11 테러’ 때와 비슷한 우려스러운 사건들이 잇따라 일어나면서 미국사회가 공포에 휩싸이고 있다.
17일 미국 비밀경호국(SS) 등에 따르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을 수신자로 하는 우편물에서 치명적인 독성물질이 발견됐다. 또 연방 상원의원들에게도 의심스러운 편지나 소포가 잇따라 배달돼 워싱턴DC에 ‘테러 경계령’이 내려졌다. 제이 카니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어제 오바마 대통령에게 보내진 편지에 의심스러운 물질이 포함된 것이 발견됐다”면서 “연방수사국(FBI) 주도로 조사가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전날 도착한 이 편지는 백악관에서 멀리 떨어진 외부 우편물 검사시설에서 발견돼 오바마 대통령에게 전달되지는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편지에 포함된 물질은 ‘리신(ricin)’으로, 호흡을 통해 몸속으로 들어가거나 혈류에 흡수되면 입자 한 개만으로도 사망에 이를 수 있는 치명적인 독성물질로 알려졌다. 또 이날 리처드 셸비(공화ㆍ앨라배마), 조 맨신(민주ㆍ웨스트버지니아) 상원의원 사무실에도 의심스러운 우편물이 배달돼 연방 상원의 하트빌딩ㆍ러셀빌딩 등에 일부 소개령이 내려졌다. 그러나 이들 우편물에서는 위험물질이 발견되지 않아 건물소개령은 해제됐다. 이에 앞서 지난 16일에는 로저 위커(공화ㆍ미시시피) 상원의원을 수신자로 하는 우편물에서도 리신 양성반응을 보여 경찰에 조사에 나섰다. 미국에서는 9ㆍ11 테러 당시에도 사건 발생 며칠 만에 언론사와 의회, 우체국 등에 탄저균이 담긴 우편물이 배달돼 5명이 목숨을 잃고 17명이 부상했다.
한희라 기자/
hanira@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