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지금 사랑하지 않는 자, 모두 유죄”라 했다. 사랑의 종류는 비단 한 가지에 국한한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이 프로그램에서 사랑은 ‘짝’을 찾는 것에 한정한다. SBS 인기 교양 프로그램 ‘짝’. 그렇다면 이 곳에 찾은 자들은 유죄일까, 무죄일까.
‘인류의 기복적인 욕망’이자 영원한 화두인 ‘짝’을 주제로 남녀간의 리얼한 만남과 감정변화의 과정을 카메라 안에 담아온 ‘짝’이 17일로 100회를 맞았다. 2011년 1월 신년 특집 파일럿 프로그램으로 편성된 이후 3월23일 정규방송으로 터를 잡은 지 벌써 2년이다. 일반인을 카메라 앞에 세우고 그들의 사랑을 엿보며 인간을 탐구하는 이 프로그램은 이제 “된장찌개 같은 스테디셀러”를 꿈꾸고 있다. 사랑에 목마른 자들을 향해서다.
▶ 애정촌장 남규홍 PD “왜 ‘짝’인가”= “더 멋지고 근사한 짝을 만나 종족번식을 하는 것은 인간의 가장 근원적인 화두 아닌가요.” ‘짝’ 100회를 앞두고 최근 SBS 목동 사옥에서 만난 애정촌장 남규홍 PD는 프로그램의 기획의도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애정촌이 만들어진 배경이었다.
남 PD는 이 공간을 온전히 사랑에만 충실한 곳으로 만들었다. 생면부지의 남녀가 만나 감정을 싹틔운다. 불과 6박7일, 장소를 제공하고 만남을 위한 남녀의 숫자만 맞췄다. 적절한 경쟁을 위해 성비((性比)는 달리 했다. 그리고 “모든 편견을 없애기 위해” 이름 대신 숫자로 사람을 부른다. 한 남자가 한 여자를 ‘여자1호님’이라고 부르는 순간, 애정촌의 모든 것은 출연자의 몫이 된다.
남 PD는 “어색해하던 출연자도 애정촌에 들어와 시간이 흐르면 금세 그들의 세계에 열중한다. 그 과정에서 인생 스토리가 나온다”며 “제작진은 최대한 개입을 줄이고 지켜보는 역할이다. 짝을 찾는 과정에서 사랑에 대한 모습을 고찰하게 되고, 인간을 이해하게 된다. 사랑은 단지 두 사람의 데이트가 아닌 인간적인 고민과 살아온 길의 흐름에 있다”며 ‘짝’의 의의를 설명했다.
2년의 시간을 지나보니 남 PD는 그 무수한 커플들 중에도 잊지 못하는 커플이 하나 있다. 돌싱특집 편에 나와 커플로 연결되진 않았지만 이후의 만남에서 결혼에 골인한 ‘짝’ 1호 커플이다. 남 PD는 이 커플에 대해 “두 사람은 종교의 차이가 큰 장애로 작용했다. 한 사람은 독실한 크리스찬이고 다른 한 사람은 불자였다”면서 “그런데 사랑 앞에서 종교의 벽을 뛰어넘었다. 이게 사랑의 힘이다”고 확신했다.
▶ 애정촌 6박7일, ‘악마의 편집?’=애정촌에 발을 디디는 순간 출연자들은 사랑의 마법에 빠진다. 물론 모두가 사랑에 빠질 수는 없다. 여자 5명과 남자 7명, 12명의 애정촌 생활이니 누군가는 사랑을 쟁취하지 못한 채 발길을 돌려야 한다.
이 과정이 재밌다. 출연자들의 만남과 감정교류에 제작진의 개입을 줄이다 보니 돌발상황과 변수는 늘 발생한다. 누군가는 사랑 앞에 ‘나쁜 놈’이 되고, 누군가는 ‘순정파’가 된다.
한 출연자는 애정촌에서의 생활에 대해 “처음 만날 땐 어색할지라도 시간이 지나면 감정이 생길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애정촌에 머무르는 시간 동안 남녀가 만난 자리에선 밤마다 주류를 겸한 진솔한 대화의 장이 펼쳐진다(물론 모든 기수가 다 같진 않다). 그 짧은 기간, 엊그제 만난 남자 때문에 혹은 여자 때문에 눈물과 분노가 오가는 데에는 이런 이유가 있었다.
제작진은 그 과정에 카메라를 들이밀며 출연자들의 감정 흐름에 따른 인터뷰를 하고 적절한 편집과정을 거쳐 극적인 상황을 연출한다. 나쁜 남자가 태어나는 것도, 사랑에 죽고 못사는 여자들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당연히 정이 쌓이고, 애정촌에서의 며칠은 이후에도 이어진다. 한 연예인 특집 편에 나왔던 출연자는 “애정촌에서 나온 이후 출연자 모두가 헤어지는 것이 아쉬워 그 후로도 며칠을 함께 만나는 자리를 만들어 우정을 쌓았다”고 했을 정도다. ▶ ‘출연자의 진실’ 신청? 섭외?=사실 ‘짝’의 출연자를 찾는 것은 쉽지 않다. 100회까지 오는 동안 남규홍 PD는 “수많은 출연자들이 거쳐갔지만, 신청자들이 폭주하는 프로그램은 아니다”라고 털어놨다. ‘짝’은 “조금이라도 소극적이거나 용기가 없으면 쉽게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아니다”라는 남 PD는 “출연자에 대한 시험대에 오르는 걸 수도 있고, 사랑을 놓고 벌이는 경쟁일 수도 있다”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짝’에 출연하는 것조차 “재미있고 용기를 낸 도전이고 일종의 모험”인 셈이라는 것. 그러니 출연자들은 신청을 받기도 하지만, 추천을 통해 제작진의 섭외도 필수적이다.
남PD는 “나름대로 적절한 균형감을 가지고 프로그램을 만들기 위해 이런 저런 스토리를 가진 사람들을 섭외도 하고 추천도 받는다”고 설명했다.
▶ ‘550명, 다섯 커플, 95만6000원, 11.4%’ 숫자로 본 ‘짝’=100회까지 거슬러온 ‘짝’을 거쳐간 출연자는 모두 550명이다. 2년이라는 시간 동안 한 달에 두 번 애정촌을 만들어 녹화를 진행하는 제작진은 이 안에서 숱한 커플의 사랑과 이별을 봤다. 결혼까지 골인한 커플은 모두 5쌍. 프로그램은 제작진의 개입을 최대한 줄인 방목 형태의 실험카메라지만, 이들 550명에겐 그래도 출연료가 쥐어진다. 남 PD는 이에 대해 “감사의 표시 정도”라며 “말하기 부끄러운 숫자라고 했지만, 한 출연자에 따르면 이들은 95만 6000원의 출연료를 받았다. 현장에서는 생활비 40만원 가량도 제공된다.
시청률도 괜찮았다. 3월23일 당시 4.8%의 전국시청률(TNmS 기준)로 시작한 프로그램은 2012년 2월29일 방송된 48회 방송분에서 11.4%의 최고 시청률을 찍었다. 99회에서는 다시 4.8%(100회 평균 7.3%)였다. 닐슨코리아의 집계에서는 6.2%로 시작, 50회에서 최고시청률인 11.3%를 기록했고, 99회에서 5.9%를 기록했다. 평균 시청률은 7.8%였다.
shee@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