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험 가득한 대항해시대 소셜게임으로 개발 … 캐릭터성, 시나리오 돋보이는 수작 눈길
게임 퀴즈를 해보자. 스무고개가 아니라 두 고개면 충분하다. 중세시대에 배가 나온다. 코에이가 개발한 전설의 명작 '대항해시대'이야기다. 너무 잘 만든 게임인 덕분에 지금도 종종 회자되고 플레이하는 게임이다. 뒤이어 수많은 게임들이 이 시대를 표현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모두 '대항해시대' 다섯글자를 넘지 못했다. 판단 기준도 '대항해시대'고 재미도 '대항해시대'여야만 했다. 심지어 코에이 조차 자사가 개발한 '대항해시대2'를 넘지 못해 고배를 마셔야 했다. 때문에 이 분야에는 신작이 거의 없다. 그리고 아주 오랜만에 이 분야에 신작이 나왔다. 역시 중세시대에 배가 나온다. 해적이 나오고 무역으로 돈을 번다. 선원을 모집하고 배를 키운다. 또 다시 '대항해시대'가 떠오른다 하지만 이번에 이야기할 '대항해시대'인 것 같은 게임 '무적함대'는 역시 '대항해시대'같지만 독특한 매력을 뿜어내며 유저들을 유혹한다.
'무적함대'는 페이스북 용으로 개발된 SNG다. 국내 개발 게임임에도 불구하고 영문판이 먼저 나와 세계 시장에 선을 보였다. 아직 대세로 불릴만큼 많은 유저들이 모인 것은 아니지만 해외 유명 웹진들의 높은 평가와 함께, 유저들의 입소문을 타고 빠르게 전파되고 있다.
오랜만에 보는 스토리텔링 게임게임에 로그인 하면 이 게임이 SNG라는 점을 잠깐 잊게 된다. 충실한 설정에서 기반된 수준급 그래픽이 유저를 반긴다. 게임을 진행하면 PC환경에서는 아주 오랜만에 게임 내 등장하는 캐릭터들이 직접 대화를 하면서 시나리오를 이끌어 나간다. 마치 콘솔 게임을 하는 듯한 분위기 속에서 퀘스트가 진행되고, 게임을 하는 법을 친절하게 알려준다. 항해, 전투, 교역, 기지 건설 등 초반부터 다양한 콘텐츠들을 즐기면서 게임을 하게 된다. 튜토리얼 진행 중에는 가장 먼저 도시(마을)을 방문하게 되는데, 마을에서는 각 건물에서 발생하는 퀘스트들과 이벤트들이 나열돼 있다. 이 도시에서 발생하는 이벤트 때문에 다음 도시로 넘어가는 식이다. 이벤트 진행을 위해 맵 밖으로 나가는 순간 방대한 세계가 눈앞에 펼쳐진다. 수많은 도시들이 맵 상에 뿌려져 있으며, 각 맵을 여행하면서 발생할 이벤트에 대한 기대감으로 가슴이 벅차 오른다.
디테일한 이벤트 구성초반부 퀘스트는 주로 '선원'들을 모집하는 형태로 진행한다. 난파선을 구해서 선장을 선원으로 받아들인다거나, 주점에서 유명한 선원들을 모집하는 식이다. 각 선원을 모집할 때마다 새로운 퀘스트들이 발생하는데, 초반부는 주로 이들의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식이다. 각 캐릭터들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조연급 캐릭터들도 만만치 않음을 알 수 있다. 알제에서 '조직 폭력배'를 연상케하는 수장을 만난다거나, 피사에서는 미모의 은행장을 만날 수 있고, 인신매매단(인간사냥꾼)을 끝까지 추적해 처리하는 퀘스트도 쏠쏠한 재미를 준다. 새로운 도시를 만날 때 마다 등장하는 인물들도 게임 내 흥미로운 요소 중 하나다. 도시를 이동하거나 퀘스트를 클리어하는 것은 철저히 개인 자유에 달려 있다. 일부 퀘스트 상에서 다음 '해협'으로 넘어가기 위해서 반드시 클리어해야하는 퀘스트가 있지만 전체 퀘스트에 비하면 세발의 피다.
톡톡튀는 캐릭터에 흥미로운 전투슬슬 레벨이 오르다보면 상대 함대들을 격파하기 버거운 상황이 온다. 이 때부터 캐릭터가 보유한 '스킬'개념을 쓰도록 훈련받는다. 각 캐릭터(선원)별로 다른 스킬과 스킬트리를 갖고 있는데, 이는 향후 벌어진 함대전을 짐작케 한다. 단순히 대포를 강력하게 쏘는 기술들 뿐만 아니라 광역 데미지를 입히는 기술, 인근 함선들을 수리하는 기술, 타 전함을 도발해 한 전함만 공격하게 만드는 스킬까지 마치 MMORPG의 스킬 구성을 연상케 할 정도로 스킬 구성은 탄탄하다. 이를 기반으로 타유저들을 공략하거나, 기지를 공략할 수 있으며, 클랜원들과 함께 레이드를 진행하는 것도 가능하다. 향후에는 클랜원 중 방어력이 강한 배 위주로 구성한 팀이나 공격력이 강한 팀, 혹은 치유 능력이 강한 팀과 같은 식으로 포메이션을 짜고 레이드에 도전하는 형태도 예상해 볼만하다. 개발팀과 유저들간의 치열한 머리 싸움이 지속될 전망이다.
SNG요소 활용한 성장매번 함대를 이끌고 타함대나 기지를 공격하는 것만 있는 것은 아니다. 화면 우측 하단에는 자신의 기지로 갈 수 있는 바로가기 버튼이 있다. 이곳에서는 함대를 강력하게 만들기 위한 자원들을 수집할 수 있고, 보다 강력한 함대를 건설하기 위한 기술을 개발해 나갈 수 있다. 일반 웹게임이나 SNG의 형식처럼 자원 재배 명령을 내린 뒤, 특정 시간이 지나면 자원이나 아이템을 얻게 되는 식이다. 유저가 고용한 선원의 능력에 따라 자원 채집 속도나 건설 속도가 차이가 있기 때문에, 이 시점부터 보다 강력한 선원을 모집하기 위한 모험을 시작하게 된다. 이후 최종적으로는 강력한 배와 배에 부착할 부품들을 개발하면서 좀 더 강력한 함대를 만들어 나간다.
무역에 기반한 경제 구조모든 게임이 그렇듯 게임 내 가장 중요한 재화 중 하나가 게임머니(골드)다. 이 게임에서는 타 함대나 기지를 통해 골드를 벌 수 있다. 이것 외에도 특정 도시에서 구입할 수 있는 상품을 타 도시에 판매하는 형태로 골드를 벌 수 있다. 기본적으로 어느 도시에서 물건을 구입해 팔더라도 손해는 보지 않는다. 반면 시세가 비교적 유동적이다. 다수 유저들이 한 마을에서 물건을 구매하면 물건이 비싸진다거나, 그 반대의 경우도 존재한다. 때문에 '대항해시대2'처럼 아테네에서 미술품을 산 뒤 이스탄불에서 팔고, 다시 이스탄불에서 융단을 사서 아테네에서 판매하는 형태와는 조금 다른 무역 경로와 형태가 필요하다. 특히 한 마을에 입장하기 위해서는 '에너지'를 소비해야 하는데, 때문에 무턱대고 아무 곳이나 들어갈 수 없는 점이 쏠쏠한 재미를 준다.
색안경 벗으면 게임이 보인다'무적함대'의 정체성도 역시 '대항해시대'의 그것과 'SNG 장르 특성상의 요소'들을 벗어날 수 없는 게임이다. 태생이 그렇기에 '독창적'인 게임이라고는 말하기 힘들다. 그러나 색안경을 벗고 순수한 게임으로만 즐겨 본다면 엄청난 게임이다. 도무지 웹게임이라고는 믿기 힘든 그래픽과 플래시 특유의 메모리 버그 마저도 잠재워버린 프로그래밍 기술력, 여기에 과거 콘솔 게임을 보는 듯한 캐릭터 설정과 퀘스트들은 결코 이 게임을 쉽게 볼 수 없도록 만든다. 또한 보다 신시대적 감성으로 만들어진 게임 콘텐츠와 캐릭터 스킬 사용 방식, 유저간 교류 방식은 장르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었다고 볼 만하다. 아직 게임이 꾸준히 업데이트 되고 있기 때문에 추후에 열릴 콘텐츠에 대한 기대감도 크다. 예를들어 '네이비 필드'에서 보여준 클랜 vs 클랜간 대규모 함대전 콘텐츠나, 정부 세력을 가장한 '대장급 함대선'들과 소탕전과 방어전을 펼치는 형태도 상상해 봄직하다. 한계에 부딪힌 소재와 장르, 시스템이 이토록 발전할 줄은 꿈에도 몰랐다. 역시 더 살고 볼 일이다.
안일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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