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성장률 7.7% 예상밖 부진…호주·아프리카 등 원자재 수출국에도 악재

[베이징=박영서 특파원] 완만하게 회복할 것으로 예상됐던 중국 경제가 다시 하락 국면으로 돌아서면서 중국이 저성장 모드에 진입한 것이 아니냐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중국의 올 1분기 경제성적표가 부진, 중국 경제의 저성장 단계 진입에 대한 인식이 확산되면서 글로벌 경제에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다.

15일 중국 국가통계청은 올 1분기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7.7%로 지난해 4분기 7.9%보다 0.2%포인트 하락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전문가들이 예상했던 8% 선에 미치지 못한 수치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취임 후 처음 받아든 경제성적표로는 상당히 부진한 결과라는 평가다.

1분기 성장률이 예상 밖으로 부진한 것은 산업생산과 투자, 소비 등이 기대에 못 미쳤기 때문이다.

특히 소비는 새 정부의 사치성 지출 억제, 전자상거래 확대, 1분기 주민소득 증가세 둔화 등 구조적 요인에다 식품 안전 문제, 환경오염 확산 등이 겹치면서 기대했던 것보다 늘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16일 파이낸셜타임스(FT)는 신용대출이 급증하는 상황에서도 성장률이 떨어졌다면서 중국 경제가 저성장 시대로 진입하고 있다는 전망을 제기했다.

이 신문은 성라이윈 국가통계국 대변인의 발언을 인용, 중국 정부가 이례적으로 구조적 성장 둔화 가능성을 시인했다고 전했다.

성라이윈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독일 일본 한국 등도 경제 전환 시기에 성장률이 한 단계 낮아지는 현상이 나타났다”며 “30년 고도성장 이후 중국의 잠재 생산율(성장률)이 하락하는 것은 필연적 추세”라고 밝혔다.

민간 전문가들은 1분기 성장률을 근거로 성장 탄력이 예상보다 약해져 중국 경제의 회복력이 무뎌지고 있다는 분석을 대거 내놓고 있다.

버트 호프만 세계은행의 수석이코노미스트(동아시아 및 태평양 지역 담당)는 “2010년대 말이면 중국의 성장률은 6~7%로 떨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새 지도부가 연간 7.5% 성장목표를 방어하고자 하는 의지가 강하기 때문에 경제 환경이 급격히 악화될 조짐을 보인다면 유동성 축소 속도 조절, 부동산 규제 연기 등 위험에 대응할 것이란 관측도 힘을 얻고 있다.

중국 성장률 둔화 조짐은 세계 경제를 크게 흔들어놓고 있다. HSBC은행의 아시아 지역 수석경제학자인 프레더릭 노먼은 FT에서 “중국 성장 둔화는 지난 10년간 중국 수요에 의존해온 호주 남미 아프리카 등 원자재 수출국가에는 나쁜 뉴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