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윤정희(부산) 기자] 고리원전 1호기가 오는 12일부터 4개월간 제30차 계획 예방정비에 들어가면서 사실상 추가 수명연장을 염두에둔 리모델링급 부품교체에 들어간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1978년 4월에 상업운전을 시작한 우리나라 최초의 상업용 원자로인 고리1호기는 지난 2008년 설계수명인 30년을 넘기고 오는 2017년까지 10년간 수명연장이 결정됐었다.
하지만 정부와 한국수력원자력(이하 한수원)이 연장시한까지 불과 4년정도 밖에 남지않은 시점에서 무려 2382억원을 들여 부품교환에 나서면서 수명연장 논란이 재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또 이번 부품교환이 대통령 공약사항인 EU의 스트레스 테스트(Stress Test) 앞두고 시행된다는 점에서도 사실상 수명연장을 고려한 조치라는 의혹도 사고 있다.
고리1호기가 수명연장 가동된 2007년부터 2013년까지 부품교체 비용은 총 4668억원.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진보정의당 김제남 의원이 한수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07년~2013년까지 고리1호기 계획예방정비 관련 총 비용 4668억원을 투입됐다. 이중 정비공사 및 용역이 3346억원, 정비자재비는 1322억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올해 교체할 예정인 원자로헤드, 주제어반, 비상디젤발전기 등 주요설비의 시공비용은 725억원에 불과하지만, 2013년 이전까지 설비부품의 설계 및 제작에 들어간 비용 1360억원까지 합치면 총 2085억원이 소요된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2013년 4월부터 8월까지 계획예방정비기간에 정비되는 부품 31개 204억원, 정비자재비 93억원도 함께 투입될 예정이다.
이처럼 올해 교체되거나 정비되는 부품의 제작비용까지 포함한 총비용은 2382억원. 이는 2007년부터 2013년까지 투자한 4668억원 중 51%로, 절반이상을 집중 투입하는 셈이다.
한수원의 이러한 움직임을 시민단체들은 고리1호기의 수명을 또다시 연장하기 위한 수순으로 보고 비판에 나섰다. 반핵부산시민대책위원회 관계자는 “한수원의 이번 핵심부품 교체는 사실상 고리 1호기에 대한 수명연장 조치로 볼 수 있다”며 “발전소 가동종료 시점인 2017년까지 4년도 남지 않은 상태에서 첫 수명연장때의 세 배가 넘는 돈을 들여 핵심부품을 교체하는 이유는 명확하다”고 주장했다.
추가 수명연장 논란을 피하기 위해서 박근혜 대통령이 공약한 노후 원전의 고강도 스트레스 테스트를 핵심 부품 교체 이전에 시행할 것을 촉구했다. 또 안전성 검토와 동시에 경제성 검토를 실시할 것도 제안했다. 이는 지난해 고리1호기의 가동률이 51%로 저조하며 전력피크기간인 7~8월에도 원자로를 세워둬 국가 비상전력 수급과도 무관하고 원전 노후화로 인해 경제성이 떨어졌다는 주장이다.
김제남 의원 역시 “박근혜 대통령 공약인 EU의 스트레스 테스트를 앞둔 상태에서 대규모 설비교체를 진행하는 것은 2차 수명연장을 위한 사전작업이다”며 “정부와 한수원은 설비교체를 통해 혈세를 낭비하지 말고, 계획예방정비 기간 이전 스트레스 테스트부터 실시하라”고 주장했다.
이같은 의혹제기에 대해 한수원 고리본부 관계자는 “이번 계획정비는 2008년 수명연장 당시 사전에 계획된 정비작업으로 스트레스테스트나 추가 수명연장과는 무관하다”고 일축했다.
한편 원자력안전위원회는 고리1호기와 월성1호기에 대한 스트레스테스트 지침을 준비중에 있으며, 지침이 완료되면 지난해 11월 설계수명 30년을 넘겨 가동이 중단된 월성1호기부터 스트레스테스트를 진행한 다음 고리1호기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