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한 시어머니의 며느리 구박 그리고 새며느리에 당하는 모습 극의 재미 담당하는 한 축으로 부각

국수공장 자식들의 유산 다툼 가족·가업의 존귀함 교훈 전달

진정한 사랑 배워가는 마마보이 성장기 또한 눈여겨볼 스토리

26회까지 방송된 MBC 주말극 ‘백년의 유산’을 끌고 가는 이야기 축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옛날국수’ 집 이야기다. 선친으로부터 물려받아 운영하고 있는 ‘국수의 달인’ 엄팽달(신구 분)이 가업에 관심이 없는 자식들에게 일년간 자신의 곁에서 열심히 국수 사업을 도우면 공장과 100억원대 밀밭 1만평을 넘겨주겠다는 약속을 했다. 그러자 자식들은 그 유산을 챙기기 위해 모두 아버지 집으로 몰려든다.

현재 두 아들과 딸, 사위까지 가세해 유산을 차지하기 위한 경합을 벌이고 있다. 처음에는 돈 때문에 3대가 모두 모인 불량 가족이었지만 동고동락하면서 가족의 소중함과 가업의 존귀함을 깨닫게 될 것이다. 엄팽달이 내놓겠다는 100억원은 실제로 없는 재신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드라마가 하려는 이야기는 이 부분인데, 계몽적이고 교훈적 스토리라 재미가 없다.

그래서 제작진은 또 하나의 이야기를 갈등의 축으로 설정해 전진 배치했다. 비뚤어진 욕망을 가진 시어머니 방영자 회장(박원숙 분)과 배신과 시련을 딛고 성공을 이루게 될 며느리 민채원(유진 분, 지금은 이혼한 상태), 그리고 극심한 마마보이로 엄청난 캐릭터 성장이 예고돼 있는 채원의 전 남편 김철규(최원영 분)다.

‘백년의 유산’은 ‘옛날국수’ 집 속에 있는 따뜻한 이야기에 주제가 심어져 있다. 하지만 이 이야기 분량은 전체의 3분의 1 정도이고, 나머지 3분의 2는 주로 박원숙 집을 중심으로 한, 막장 같은 이야기다.

그러니까 주제와 다소 비켜나 있는 방 회장이 막장의 전위대로서 드라마의 재미를 책임지고 있다. 남편 없이 명동 사채업자로 돈을 모은 방 회장은 천박한 졸부 근성을 여지없이 드러낸다. 첫 번째 며느리 채원에게 별의별 포악을 다 떨고, 잇단 계략으로 채원을 괴롭혔다. 며느리에게 위자료를 주지 않으려고 정신병원에 입원까지 시켰다. 속절없이 당하기만 하던 ‘캔디’ 채원을 보고 있으면 안쓰러운 생각이 생길 수밖에 없다.

요즘은 방 회장의 새 며느리 마홍주(심이영 분)의 당돌한 행동이 단연 재미를 준다. 새 며느리는 전 며느리와는 정반대다.

막장은 막장으로 제압한다고 했던가. 상식 밖 행동을 하는 마홍주가 말도 안 되는 짓을 하는 시어머니 코를 납작하게 하자 시청자는 오히려 속이 다 후련해진다.

재벌가 첩실 소생인 마홍주는 가족 간 식사시간에 애완견을 안고 오는 것은 기본이고, 시아버지 제삿날에 동창모임에 가 술을 먹고 온다. “제정신이냐”고 따지는 시어머니에게는 “날짜를 얘기해주셔야지. 피 한 방울 안 섞인 시아버지 제사까지 챙기기 쉽겠어요? 그건 가식”이라고 말한다.

마홍주는 친정엄마를 동원해 남편 철규에게 ‘혼전계약서’ 서명까지 강행했다. ‘남편이 외도를 하면 처에게 재산의 50%를 줘야 하고, 일주일에 한 번씩 부부관계를 맺지 않을 경우 1000만원을 지급한다’는 황당한 계약서에 철규가 사인할 리 없다.

박원숙(좌측부터/탤런트/영화배우),심이영(탤런트/영화배우)
26회까지 방송된 MBC 주말극 ‘백년의 유산’을 끌고 가는 이야기 축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옛날국수’ 집 이야기다.
박원숙(좌측부터/탤런트/영화배우),심이영(탤런트/영화배우) 26회까지 방송된 MBC 주말극 ‘백년의 유산’을 끌고 가는 이야기 축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옛날국수’ 집 이야기다.

하지만 마홍주의 친정엄마는 방 회장에게 홈쇼핑 진출을 도와주겠다고 제의해 결국 아들에게 사인하게 했다. 방 회장이 가장 약한 ‘돈과 권력’으로 해결하는 방식이다.

‘옛날국수’ 이야기는 마무리가 뻔하다. 보다 자극적이어서 눈길을 붙잡는 방 회장 집 스토리는 엄마 때문에 속아 제대로 사랑 한 번 못하고 이혼한 ‘찌질남’ 철규가 사랑의 소중함을 깨닫는 것으로 마무리될 것 같다.

그래서인지 아직도 채원 곁을 맴돌고 있는 솔직한 열혈 마마보이 철규가 채원의 새로운 남자인 ‘키다리 아저씨’ 이세윤(이정진 분)보다 더 애정이 간다. 철규가 완전히 성장하면 드라마는 끝난다. 그래서 철규의 성장은 드라마 종영 직전에야 이뤄질 것 같다. 그 도중에서 방영자, 마홍주, 김철규 등이 보여주는 막장적 구도를 시청자가 오래 즐기게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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