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차이코프스키 콩쿠르에서 손열음(2위), 조성진(3위)을 제치고 피아노 부문 1위와 전 분야를 통틀어 대상(Grand Prix)을 거머 쥔 다닐 트리포노프(22ㆍ사진)가 다음달 11일과 12일 예술의전당 IBK홀에서 첫 내한 공연을 연다.
당시 심사를 한 마르타 아르헤리치, 크리스티안 침머만, 엠마뉴 엘엑스, 넬슨 프레이르 등 당대 최고 피아노연주가와 지휘자 발레리 게르기예프는 트리포노프에게 찬사를 아끼지 않으며 젊은 스타의 탄생을 예고했다. 마르타 아르헤리치는 “건반 위 터치는 부드럽다 못해 소름이 끼칠 정도”라고 극찬했다. 이후 지난 2년 간 빈필하모닉, 런던심포니, 뉴욕필하모닉 등 세계 주요 교향악단과 협연하고 세계 유수 공연장에서 공연을 펼치며 숨가쁜 일정을 소화하고 있는 트리포노프를 내한에 앞서 이메일로 먼저 만났다.
차이콥스키 콩쿠르에서 실력을 겨뤘던 손열음과 조성진에 대해 그는 “손열음은 불과 몇주전 모스크바에서 만났는데 손열음은 프로코피예프의 피아노콘체르토 2번을 연주하고, 나는 라흐마니노프의 콘체르토 3번을 연주했다. 손열음 연주를 듣고 나도 나중에 2번 콘체르토를 레퍼토리에 추가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떠올렸다. 또 “조성진은 내가 파리를 방문했을 때 만난 적이 있고 사이가 무척 좋다. 나중에 기회되면 그들의 연주를 심도있게 감상하고 싶다”고 했다.
러시아 니즈니 노브고로드에서 태어난 그는 5세에 처음 피아노 앞에 앉았다. 그는 “집안에 음악가들이 많다 보니 항상 클래식 음악을 들었고 자연스럽게 다섯살때부터 피아노 앞에 앉았던 걸로 기억한다”며 “항상 피아노에서 선사할 수 있는 끝없는 범위의 색깔과 드라마틱한 표현에 매료됐던 것 같다. 또 작곡을 할 때도 다양한 감정과 분위기를 반영할 수 있는 멋진 악기다”고 피아노를 향한 무한한 애정을 드러냈다.
트리포노프는 피아노 연주자로서 가장 기쁜 순간이 언제냐는 질문에 “연주자로서 긴장감은 가장 큰 적이라고 생각한다. 연주자의 집약적인 감정을 최대치로 표현하는 것을 막는 장애물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일단 극복하고 나면 순수한 창조의 세계가 열리고 비유를 들자면 바다에서 파도를 타는 것과 비슷하다. 파도를 만지기도 하고 조심스럽게 모서리를 따라가기도 하고 어떤 직감적인 것인데 이런 경험을 할 때 가장 큰 행복감을 느낀다”면서 무아지경의 경험을 털어놨다.
내한 공연 첫째날에는 스크리아빈의 피아노소나타 2번, 리스트의 소나타 b단조, 쇼팽의 24개 전주곡 등 낭만적 곡들로 꾸민다. 둘째날에는 스크리아빈의 피아노소나타 3번, 차이코프스키의 18개 소품 중 3, 13, 15번, 라흐마니노프의 쇼팽 주제에 의한 변주곡 등 러시아 작곡가의 작품을 선보인다.
한지숙 기자/js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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