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45회> 바람에 맞서는 법(34)
글 채희문 | 그림 현경희
사업가로서의 풍부한 자질 때문일까? 역시 신희영이 보는 눈은 정확했다. 보기에 좋은 떡이 맛있는 떡이라고… 박박진진의 Beautiful 한 Black은 그 성능 또한 엄청났다. 그 뿐인가? 나이에 걸맞지 않게 그의 기술마저 뛰어났으니…
‘아! 알랑 가 몰라, 네가 바로 1패로다!’
이렇게 외쳐댔다. 명색이 인텔리전트, HY 훌 푸드 여자 회장이니 요즘 유행하는 월드스타 ‘싸이’의 노래가사를 섞어가며 유식한 척이나 해보자는 거였다. 하지만 눈앞이 뱅글뱅글 도는 판에 발음인들 제대로 나올 턱이 있나.
“알랑몰랑, 으흑, 일빼…”
대체 뭔 소린지, 빅빅진진은 알아먹을 수 없었다. 다만 회장님의 성향이 독특하다고만 여길 수밖에.
1패란 무엇인가? 바로 조선시대에 기생에게 매겨진 등급을 뜻하는 말이었다. 조선시대엔 기생들을 세 부류로 나누어 1패에서 3패까지로 구분하였다. 아는 분은 다 아시겠지만 1패란 가장 상급 기생을 칭하는 말로서 가무에 능하고, 시와 그림까지도 공부하여 고관대작들과 상대하던 기생을 일컫는다.
2패는… 기생의 신분으로 살면서 은밀히 남자들과 만나 매춘도 하는 기생의 무리로서 ‘은근짜’로 불리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3패란 기생의 축에 들지도 못하면서 매춘이나 일삼는 무리를 지칭하는 말이었다.
아는 것이 힘이 아니라… 아는 것이 ‘흠’이었다. 한창 흥이 돋아 신나게 상열지사를 벌이면서까지 어쩌자고 아는 척을 했을까? 하긴 박박진진을 1패 정도로 대접해야 자신이 고관대작이란 소리를 들을 수 있겠지만… ‘싸이’의 노랫말 ‘알랑 가 몰라’가 흥에 겨운 탓에 ‘알랑몰랑’으로 발음되더니 급기야는 ‘할랑말랑’ 으로 발음하게 되었더란 말이다.
“오우 예! 할랑말랑 @%$@*^&%”
“네? 회장님, 뭐라고요?”
“할랑… 으흑, 말랑…”
“하려면 하고, 말려면 말라고요?”
하늘같은 회장님의 명령이라서 반쯤은 의무감으로 복무(?)하던 박박진진은 가슴이 철렁했다. 어떻게 얻어낸 일자리인데 복무태만으로 쫓겨나면 어쩌나.
“박박진진… 박! 박! 할랑말랑…”
에라, 모르겠다. 박박진진은 이제 모든 일을 본능에 맡기기로 했다. 상대방의 계급이나 지위 따위만 마음속에서 털어낸다면 남는 것은 힘과 본능뿐이었다.
‘나는 20대의 건강한 수컷이다!’
이렇게 마음을 고쳐먹고 나니 방금 전까지 회장님이며 고용주로만 보였던 신희영의 모습이 마냥 어여쁜 여인네로만 보이기 시작했다. 그러고 보니 그의 눈앞에는 어여쁜 여인네가 바닥에 무릎을 꿇고 엎드린 채 갈구하고 있었다. 허리를 곧추세워 지그시 아래를 내려다보니 그녀의 잘록한 허리 아래로 하트 모양의 엉덩이가 드러나 있었던 것이다.
“으랏차!”
갑자기 20대 나이의 젊고 힘찬 사나이가 로데오 경기를 벌이기 시작했다. 한쪽 팔을 뻗어 고삐를… 아니, 여인네의 머리칼을 움켜쥐고 다른 한 손으로는 채찍질을… 아니, 여인네의 뽀얗게 드러난 엉덩이를 두드리며 달리기 시작했던 것이다.
“할랑말랑, 으흑! 할… 말…”
더 이상 할 말이 없었다. 이제 9시 뉴스가 시작되려면 불과 두어 시간 밖에 남지 않았으므로 어서 상열지사를 끝내고 CF 즉석촬영을 해야만 할 터인데… 박박진진은 꼴뚜기 짓을 멈출 기색이 없었다. 이걸 어쩌나, 이걸 어쩌나!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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