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불황은 갈수록 깊어지지만 그 영향력은 점점 커지고 있다. 베스트셀러에 오른 책의 힘은 가공할 만하다. 산비탈을 굴러가는 눈덩이를 닮았다. 이 시대의 정신을 대표하는 출판과 문학 부문에서 영향력 있는 인물로 혜민스님과 작가 신경숙이 선정됐다.
혜민스님은 베스트셀러가 만들어낸 영향력을 극명하게 보여준다. 2011년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이 나오기 전, 그의 얼굴이 알려진건 방한한 헐리우드 배우 리처드 기어의 통역을 맡으면서였다. ’멈추면~’이 나오자 사정이 달라졌다. 10개월만에 베스트셀러 100만부를 돌파하고 다시 6개월만에 100만부가 더 나가며 1년 남짓 사이에 그는 책 한권으로 우리사회 유명인사가 됐다. 혜민스님도 어리둥절했다. 하루 서너 군데씩 강연 요청이 쇄도하고 그가 있는 곳에는 청중이 몰렸다.
책이 얼마나 나가고 트위터팔로우가 얼마인지는 의미가 없다. 그가 움직일 때마다 대중의 시선은 따라가고 한 마디 말에도 쉽게 쏠린다. 지난 14일에는 세계적인 명상지도자 틱낫한 스님과 대담을 나눴다.
혜민스님의 멈추지 않는 인기, 혜민 현상의 힘은 한마디로 공감력이다. 누구나 갖고 있는 상처와 열등감을 마음의 굳은 구석에서 끄집어내 준 데 있다. 빠르게 변하는 한국사회에서 상처를 받은 사람들, 가족ㆍ 친구간에 여린 마음을 다친 이들이 그 상처를 바로 보게하고 스스로 사랑하도록 다독이며 치유의 힘을 알게 한 것이다.
그의 인기의 또 다른 요인은 파격이다. 승려의 무겁고 무서울 것 같은 이미지를 그는 스스럼없는 학교 선배같은 이미지로 바꿔놓았다. 종래 성철스님이나 법정스님이 일반인들이 따라가지 못하는 수련을 통해 거리로 신비한 존재감을 드러냈다면 혜민스님은 오히려 대중들의 세상 속 고민을 통과해 온 자신을 있는 그대로 드러냄으로써 소통한다. 시대감각과 통한 것이다.
소설가 신경숙은 ’엄마를 부탁해’ 한 권으로 글로벌 작가가 됐다. 신경숙이란 이름이 미국에 닿기 전, ‘한국문학’은 미국인에게 존재조차 미미했다. 그 곳에 3년전 ’엄마를 부탁해’가 새 바람을 일으키며 한국문학의 세계화 가능성을 열어놓은 덕에 한국문학의 세계적 입지가 넓어지고 관심도가 급상승했다.
김명섭 기자 msiron@ 신경숙 김명섭 기자 msiron@ 신경숙 김명섭 기자 msiron@
문학적 성취에선 평가가 엇갈리지만 신경숙은 이 작품으로 한국 작가 최초로 아시아 최고의 문학에 주어지는 ‘맨 아시아 문학상’을 수상했다. 또 대중들에게 알려진 것도 이 작품을 통해서다. 이 책의 영향력은 현재진행형이다. 지난 3년간 출판계와 방송, 공연 등 불어닥친 ’엄마 신드롬’의 반 작용으로 이제 ’아빠’가 우리 사회 문화코드로 뜨고 있기때문이다. 말이 아닌 글을 통해 사회문화현상을 바꿔 놓을 수 있는 존재가 작가란 사실을 신경숙이 보여준 것이다. 베스트셀러는 대중의 관심사를 반영한다. 신경숙의 책이 나올 때마다 즉각 베스트셀러에 오르는 이유다.
이윤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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