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노동부가 추진하려는 5인 미만 사업장에 대한 근로기준법 전면 적용이 영세사업장의 고용을 위축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고용부 의뢰로 한국노동연구원이 서울·대전의 음식점·숙박업·소매업 등 영세 자영업자 41명을 심층 면접한 결과, 법 적용이 확대될 경우 고용을 줄이겠다는 응답이 16명으로 가장 많았다. 파트타임 근로자를 활용하겠다는 응답이 8명, 임금을 조정하겠다는 응답이 5명, 근로시간을 조정하겠다는 응답이 3명이었다. 조사 대상과 규모가 제한적이라는 점은 감안해야 하지만, 법 적용 확대가 영세사업장의 고용과 근로 형태에 미칠 파장이 작지 않다는 점을 보여준다.
영세 자영업자들이 특히 부담스러워하는 것은 연장·야간·휴일근로 가산수당과 연차휴가 등이다. 현행법상 5인 미만 사업장에는 적용되지 않는 규정들이어서 전면 확대될 경우 인건비가 단숨에 늘어날 수 있다. 실제 조사에서도 상당수 사업주는 이 같은 비용 부담을 호소했다. 야간근로에 통상임금의 50% 이상을 가산하면 직원 한 명의 인건비가 크게 늘어난다. 직원 몇 명으로 가게를 꾸려가는 영세사업장에는 결코 작은 부담이 아니다. 음식점은 직원이 빠지면 대체 인력을 구하기 어렵고, 24시간 운영하는 숙박업은 야간근로 수당이 추가되면 인건비 부담이 더욱 커질 수 있다. 한국노동연구원은 연장근로 가산수당 하나만 적용해도 5인 미만 사업장의 추가 인건비 부담이 연간 1조35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그렇지 않아도 음식·숙박업 등 영세 자영업자들의 경영 사정은 악화일로다. 장사는 안 되는데 대출 원리금과 임대료, 인건비, 재료비 부담은 커져 버티기 어려운 상황이다. 자영업자 대출 잔액은 1100조원에 육박하고 연체율도 2% 수준까지 올랐다. 한 번 연체한 자영업자 10명 중 8명은 다음 분기에도 연체 상태를 벗어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빚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결국 폐업으로 이어질 수 있고, 이는 일자리 감소로 이어지게 된다.
문제는 이런 부담이 사업주에게만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인건비를 감당하기 어려워진 사업주가 여러 사람을 짧게 고용하는 이른바 ‘쪼개기 고용’으로 대응할 가능성이 크다. 일하고 싶어도 충분한 시간 동안 일하지 못하고 여러 일자리를 전전하는 일이 벌어질 수 있다. 근로자의 소득과 고용 안정성이 오히려 떨어지는 역설이다.
근로기준법 전면 확대는 이재명 정부의 공약이지만 어느 한쪽의 부담만 키우는 법이 돼선 안 된다. 노동자의 권익을 보호하는 것 못지않게 영세사업장의 생존을 보장하는 것도 중요하다. 일자리 역시 마찬가지다. 제도를 급하게 도입하기보다 사업 규모와 업종별 특성을 고려해 신중하게 적용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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