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768회> 바람에 맞서는 법 57
‘연예단의 젊은 에미나이들과 빨개 벗고 공알치기를 해?’
당 서열 16위에 올라 있는 곽승철 위원은 벌써 몇 시간째 기분이 달떠서 어쩔 줄 모르고 있었다. 평소에 당하관이라고 여기며 거들떠보지도 않던 제6사단장으로부터 이번 불란서 출장 중에 여가를 함께 즐기자는 제안을 받았기 때문이었다.
짬을 내서 하루만 같이 놀자는 제안이었지만… 평양 연예단에 속한 젊은 여성동무들이 동반자로 따라 온다는 말에 마음이 왈칵 쏠려버렸다. 그뿐이냐? 마음이 달뜨게 된 까닭은 그 에미나이들과 함께 나체 꼴푸를 칠 것이란 사실 때문이었다.
‘이거 원… 남우세스러워서리…’
곽승철 위원은 전신을 비춰볼 수 있는 커다란 거울 앞에 옷을 홀딱 벗고 서서 이리저리 자신의 체형을 훑어보는 중이었다. 그의 손에는 기다란 우산이 거꾸로 들려있었는데,
‘이거이 좋을까? 아니면… 이거이?’
이를테면 옷을 홀랑 벗은 채로 거울 앞에 서서 스윙자세를 가다듬고 있었다는 말이다. 아랫배에 자동차 핸들처럼 둥글게 늘어진 비곗살도 눈에 거슬렸고, 스윙을 마무리 한 뒤에 언뜻 비치는 엉덩이도 볼품이 없었지만 가장 근심스러운 대목은 바로 사타구니 부분이 형편없이 빈약하더라는 사실이었다.
‘요거이… 아무래도 고민스럽구만.’
생각대로라면… 백스윙을 하기 위해 상체를 외로 꼬면서 왼쪽 무릎을 슬쩍 돌리는 순간 ‘철퍼덕!’하는 소리가 나야 했건만, 아무리 박력 있게 백스윙을 시도해 봐도 아무런 소리를 들을 수 없었던 까닭이었다.
‘철퍼덕!’ 소리가 뭐냐고? 작용, 반작용의 법칙과 관성의 법칙에 따른 반응의 결과… 즉, 상반신을 급격히 오른쪽으로 비틀게 되면 사타구니에 매달린 지겟작대기는 반대쪽으로 출렁여서 왼쪽 허벅지에 철퍼덕! 하고 부딪치게 될 것이라 여겼는데, 실상은?
난감하기만 했다. 그 상태에서 빠른 속도로 스윙을 해보았지만… 이번엔 오른쪽 허벅지 부근에서 들려야 할 ‘철퍼덕!’ 소리도 전혀 들리지 않았다. 아무래도 걱정스러울 뿐이었다. 지겟작대기가 좀 큼직하고 묵직했다면 얼마나 좋을까마는.
‘어허이… 이것 참!’
들고 있던 우산에서 쉭- 쉭- 바람소리가 나도록 휘둘러보아도 결과는 마찬가지였다. 신체발부 수지부모라, 손이며 발이며 머리털이며 살은 부모께 받은 것이라 했으니… 제 몸 만들어주신 부모님을 마냥 탓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당 서열 16위, 곽승철 위원은 전신을 비춰주는 거울 앞에 서서 한숨을 내쉬기 시작했다. 애초에 6사단장의 제의를 받을 때만 해도 장차 이런 고민에 빠질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 했다. 스무 살 이상이나 어린 여성동무들과 옷을 훌훌 벗어던지고 초원을 노닐게 되었다는 기쁨에 넋이 빠질 지경이었을 뿐.
“인민무력부 부부장으로 계시는 공지호 위원도 함께 여행하기로 약속되어 있습네다.”
“고뢔요? 이제 보니 6사단장 야심이 대단하오. 국방위원회부터 인민무력부까지 두루 헤집어보겠다는 야심이로군. 안 그렇소? 허허허! 그건 그렇고… 우리가 놀 곳이 불란서 라제니 꼴푸장이라고 했소?”
“맞습네다. 술 익는 마을… 보르도 시에 있는 유명한 휴양단지올시다. 거기엔 알몸해변이 있는데, 부속으로 딸린 알몸 꼴푸장이 바로 라제니구락부 입네다.”
“정말로 연예단 에미나이들과 홀랑 벗고 논단 말이오? 신나갔구만!”
“기분 최고라우요. 거기선 모든 사람이 알몸이라야 입장이 될 수 있습네다. 자신과 남의 몸을 존중해야 하고, 부끄러움을 느껴선 절대로 안 되는 곳이디요.”
이런 기회를 어찌 놓칠 소냐? 어제 저녁, 해군절로부터 포병절에 이르는 황금연휴 사용신청서에 꽈당! 도장을 찍을 때만 해도 곽승철 위원은 호기롭기 그지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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