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반부 이어질수록 시청자 흡입 남은 4회 해우·이수 행보 관심
KBS 월화극 ‘상어’<사진>의 뒷심이 발휘되고 있다. 팽팽한 긴장감은 아니라 하더라도 지금까지 인물들이 선과 악의 경계에서 차곡차곡 쌓아올리듯 드러낸 인간의 본성이 후반부로 갈수록 시청자를 끌어들이고 있다.
‘상어’는 어린 시절 당한 가족의 복수를 위해 새로운 얼굴을 하고 돌아와 사랑하는 여인에게조차 칼끝을 겨누는 냉혹한 심판자 한이수(김남길)의 비극적인 삶과 지독한 사랑에 관한 이야기다. 하지만 회가 거듭될수록 가족의 추악한 진실을 파헤쳐야 하는 운명을 안은 조해우 검사(손예진)의 이야기에 더 많은 눈길이 가기도 한다.
‘상어’는 복수 장르극에 멜로와 우정을 엮었다. 여기에 역사성과 사회성 있는 이야기를 깔았다. 물론 ‘부활’(2005년) ‘마왕’(2007년)에 이은 김지우 작가-박찬홍 PD의 복수 3부작 완결판이다 보니 과거와 현재, 사랑과 복수 사이에서 갈등하는 구조는 조금 익숙해졌다. 하지만 민족 반역자가 독립운동가로 행세하는, 청산 안된 과거를 한 가족사 내에서 다루는 게 참신하다.
해우가 독립운동가의 자손으로 알려진 조부인 가야호텔그룹 조상국 회장(이정길)이 6ㆍ25 때 양민을 학살했던 천영보라는 인물이고 그 사실이 탄로나지 않기 위해서는 현재에도 살인을 서슴지 않는 인물임을 밝혀낸다는 건 힘든 일이다. 한이수는 복수의 최종 대상인 조상국 회장이 가장 두려워하는 건 자신이 아니라 손녀인 해우라고 말한다. 이처럼 불편한 진실을 다루지만 우리가 처한 역사적 상황과 묘하게 오버랩된다. 그런 점에서 가장 괴로운 인물은 조해우인지도 모른다. 해우는 진실과 거짓, 배신과 신의, 사랑과 열정에 관해 인간으로서의 슬픔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다.
과거의 진실을 찾아나서는 해우는 시아버지인 오현식 지검장(정원중)도 거짓을 만드는 데 일조했고, 뒤늦게 잘못을 깨달은 오현식이 진실을 고백하려는 순간 조상국에 의해 죽음 앞에 와있다.
젊은이들이 닮고 싶은 롤모델 1위로 단정하고 인자한 모습을 하고 있는 할아버지가 알고보니 추악한 과거사의 주역이라니…. 조상국 회장과 오현식 지검장의 예에서 알 수 있듯이 한 번 잘못된 과거는 청산되기가 쉽지 않다. 우리 역사에서도 친일파가 쉽게 청산되지 않듯이. 첫발을 잘못 디디면 그것을 덮기 위해 끊임없이 잘못을 계속해야 함을 보여준다. 마치 거짓말을 막기 위해 계속 거짓말을 해야 하듯이. 조상국 회장의 이런 악행은 어떻게 마무리될 것인가? 앞으로 남은 4회에서 해우와 이수의 행보가 기대된다.
서병기 선임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