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서상범 기자]강남구의 한 원룸에 거주하는 박모(26ㆍ여)씨는 장마가 계속되던 지난주 초 집에 물이 넘치는 침수피해를 당했다. 욕실하수구에서 역류한 물이 거실에 넘쳐 가재도구가 모두 잠긴 것.
집주인은 하수관시설이 낡아 물이 넘친것 같다며 수리보수와 가재도구 정리를 해주겠다고 했고 박 씨도 주인의 말을 믿고 수리를 맡겼다.
하지만 침수발생 후 몇 일이 지나도록 수리는 끝나지 않았고 박 씨는 그 동안 찜질방과 친구집을 전전하며 생활했다.
집주인에게 언제 수리가 끝나냐고 독촉했지만 주인은 “조만간 마무리한다”며 차일피일 미루기만 했다. 1주일이 지난 16일에야 집으로 돌아온 박 씨는 그동안의 피해보상을 요구했지만 주인은 “장판도배를 다시했고 하수관수리를 끝냈기때문에 더이상은 보상할 수 없다”고 발뺌 했다.
장마를 맞아 침수피해를 입은 세입자들이 발생하지만 집주인들의 소극적 대처와 보상미비로 인해 갈등이 발생하고 있다.
구청 등에 따르면 주택 침수피해를 입은 경우 구청으로 신청 후 100만원 가량의 재난지원금이 지급되지만 이는 도배,장판 등 시설수리에 우선적으로 사용돼 가재도구에 대한 보상은 어려운 상황이다. 이 마저 자연재해가 아닌 집자체의 노후화로 인해 침수가 발생한 경우 지급이 안되기도 한다.
서울시 주택상담실 관계자는 “재해로 인한 침수는 지원금을 받을 수 있지만 가재도구 등에 대해서는 보상이 어렵다”며 이 경우는 “집주인과의 소송을 통해 법적으로 해결해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실제 침수의 원인에 대해 세입자의 유지의무 미비인지, 집 자체의 시설문제인지에 대해 법적으로 따져야 하기 때문이다. 이 관계자는 “침수 재해지원금이 있다는 것을 모르는 집주인도 다수 있다”며 “침수발생시 각 구청등에 신고를 통해 침수 문제 해결 및 지원금을 통해 세입자의 권리를 보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