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체 최고시청률 잇단 경신…‘너목들’ 인기 비결

SBS 수목극 ‘너의 목소리가 들려(이하 ‘너목들’·사진)’가 11일 22.8%의 시청률(닐슨코리아)로 또다시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했다. 시청자들은 오랜만에 드라마 보는 재미를 느끼게 해준다고 했다.

‘너목들’의 인기는 탄탄한 구성으로 다양한 재미를 주는 데서 비롯되고 있다. 줄곧 멜로로만 가면 지루해진다. 법정추리극으로만 진행돼 서스펜스를 계속 제공하는 것도 부담스럽다. 하지만 ‘너목들’은 이 모든 것들을 다 준다. 이질적인 것들을 어줍지 않게 연결시키다가는 뚝뚝 끊어질 수 있다. 하지만 ‘너목들’에서는 기가 막힐 정도로 자연스럽게 연결돼 있다. 캐릭터 안에 잘 녹아 있기 때문이다.

이보영(장혜성 역)과 10살 연하의 이종석(박수하 역)의 달달하거나 애절한 은근 슬쩍 멜로가 있다. 이보영이 “내가 말도 안 되게 그 애를 좋아하나봐요. 어떡하면 좋으니. 그래서 정리하려고요. 할 수 있어요”라고 말해도 전혀 어색하지 않다.

11일 방송된 12회에서는 이종석이 이보영에게 눈물의 백허그를 해 설렘과 뭉클함을 동시에 주었다. 이종석은 “살인범 민준국(정웅인 분)이 살아있어 수하는 무죄”라고 기뻐하는 이보영에게 다가가 “어떻게 당신 목숨이 위험해졌는데 내 무죄가 먼저냐”며 눈물을 흘리며 백허그를 한 것이다.

고교생 박수하는 상대방 마음을 읽는 초능력을 지니고 있어 판타지의 느낌도 준다. 박수하는 교통사고를 당해 잃어버렸던 초능력과 기억을 되찾아 다시 이보영과 함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가능성을 주었다.

반전이 어어지는 법정추리극의 흥미진진함을 안겨주기도 한다. 이 드라마는 변호사들과 검사가 사건을 풀어가는 과정을 보는 게 재미있고 재판 때마다 새로운 원칙과 법칙을 알려준다. 확신이 없이 의심스러우면 피고인에게 유리하게 판결하는 ‘합리적 의심’, 친족 간의 범죄의 경우 형을 면제하거나 고소가 있어야 공소를 제기하는 ‘친족상도례’ 등이다. 이보영이 쌍둥이 형제가 단독 범행 살인인지, 공동 정범인지를 밝히는 과정에서 범죄자를 압박해 ‘죄수의 딜레마’에 빠트리게 해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또 극 초반부에는 국선변호사 차관우(윤상현 분)와 장혜성을 중심으로 억울하고 가난한 사람에게 행복을 찾아주는 휴먼드라마의 색깔도 띠고 있었다.

이 다양한 요소들을 캐릭터 안에 잘 녹여내 시청자들을 흡수하고 있다. 한 사람이 법과 정의를 실현하는 만능 영웅 드라마가 아니다. 개천에서 용난 ‘건어물녀’ 속물 국선변호사 이보영과 초능력을 지닌 고교생 이종석, 차관우, 멘토 변호사 신상덕(윤주상 분) 등의 ‘힘’이 합쳐져 힘 없는 사람들에게 행복을 찾아준다. 이것이 전자보다 훨씬 더 잘 와닿는다.

서병기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