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시간 분량 조종석 녹음기록 분석 속도·활주로 접근각도등 문제없어 착륙전 응급차 요청 보도도 사실과 달라“글라이드 슬로프 꺼져 있다” 사전 통보 조종사 사전인지여부 아직 확인 안돼 블랙박스 조사개시…섣부른 예단 금물
2시간 분량 조종석 녹음기록 분석 속도·활주로 접근각도등 문제없어 착륙전 응급차 요청 보도도 사실과 달라
“글라이드 슬로프 꺼져 있다” 사전 통보 조종사 사전인지여부 아직 확인 안돼 블랙박스 조사개시…섣부른 예단 금물
미국 샌프란시스코 공항에서 발생한 아시아나 항공기 충돌 사고는 신속한 탈출로 다행히 대규모 참사로 이어지진 않았다. 사고 수습이 일단 어느 정도 마무리된 만큼, 이제는 조각난 퍼즐을 짜맞춰 사고 원인을 파악하는 작업이 본격화되는 분위기다.
최초 사고 원인과 관련해 ▷기체 결함 ▷공항 시스템 미비 ▷테러 가능성 ▷조종사 과실 등이 제기됐으나, 조종석 녹음 기록 분석 결과가 나오면서 조종사 과실과 공항 시스템 미비 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바다에 인접한 샌프란시스코 공항 특성상 돌풍과 급변하는 날씨가 영향을 준 게 아니냐는 관측도 있다. 하지만 조종사 면담이 현재 진행 중이고 블랙박스, 즉 비행기록장치(FDR) 분석 결과가 나와야 보다 정확한 사고 원인에 접근할 수 있는 만큼 섣부른 예단은 금물이라는 주장이 많다.
▶美 연방 당국, ‘조종사 과실 가능성’에 초점= 미국 연방항공안전위원회(NTSB) 데보라 허스먼 위원장은 7일(현지시간) 샌프란시스코 공항에서 브리핑을 통해 “2시간 분량의 조종석 녹음 기록을 분석한 결과 기장은 충돌 1.5초 전에 착륙 시도를 중단하고 다시 기수를 상승하려 한 사실이 있다”고 밝혔다. 당시 사고 여객기가 너무 낮은 고도에 너무 느린 속도로 활주로에 접근하고 있었으며 충돌 7초 전에 적절한 속도로 높이라는 지시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어떤 이유에서인지는 명확하지 않지만, 사고 항공기가 착륙을 하는데 적절한 속도인 시속 137노트에 미치지 못했다는 것이다.
또한 충돌 사고를 낼 때까지 기장과 부기장의 대화에서는 비행기에 어떤 문제도 없던 것으로 나타났다. 기장과 부기장은 속도나 활주로 접근 각도 등에 문제가 있다는 말은 없었고 어떤 이상 징후도 보이지 않았다고 NTSB 측은 밝혔다. 만약 기체 결함 등으로 추력이 떨어지는 상황이었다면 대화 내용에 긴박했던 당시 상황이 들어가는 것이 일반적이다. 착륙에 앞서 응급차를 요청했다는 앞선 보도와 달리 충돌 사고가 날 때까지 기장과 부기장의 모습에는 이상징후가 발견되지 않았다. 속도를 높이라는 지시에 따라 출력을 올렸을 때도 엔진은 정상적으로 작동한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허스먼 위원장은 기장의 과실로 단정하긴 이르다고 말했다. 그는 “아직 조사는 한참 멀었다”면서 더 많은 정보와 자료를 분석해야 한다고 말했다.
▶공항 자동착륙유도장치 당시 꺼져 있어=아시아나항공 여객기 착륙 당시 샌프란시스코 공항은 자동착륙유도장치가 꺼져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달부터 샌프란시스코 공항에서 진행된 공사가 원인이다. 허스먼 위원장은 이날 CBS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우리가 파악한 바로는 항공기 조종사들에게 이 공항의 ‘글라이드 슬로프(glide slpoe)’가 꺼져 있다는 통보가 전달됐다”고 말했다.
전파항법 시스템인 ‘글라이드 스코프’와 연결되는 글라이드 슬로프는 비행기가 활주로에 적절한 각도를 유지하면서 들어오도록 유도하는 장치다. 지난 1997년 8월 발생한 대한항공 보잉 747기의 괌 추락사고 당시에도 아가냐 공항의 이 장치가 고장 나 있었다. 괌 사고 당시에는 조종사가 글라이드 슬로프의 고장을 이미 알고 있었으나 이번 사고에서 조종사가 이를 사전에 인지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공항 공사가 없더라도 날씨가 좋으면 글라이드 슬로프나 글라이드 패스(glide path) 등 계기 착륙장치를 끄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입장이다. 이 경우 조종사가 육안으로 확인하는 시계 착륙을 해야 한다. 허스먼 의원장은 그러나 글라이드 슬로프가 작동하지 않은 것이 반드시 사고 원인이라고 볼 수는 없다고 밝혔다. 그는 “글라이드 스코프가 작동되지 않았던 것에 대한 논의도 있었지만 위성항법장치(GPS)나 활주로 지시등도 있었다”고 말했다.
▶날씨 등 제3의 원인은 없나…“모든 가능성 열려 있어”=미국 샌프란시스코 남동쪽 해안에 자리 잡은 샌프란시스코 국제공항은 4개의 활주로가 바다 쪽으로 나와 있으며 특히 이번에 사고가 난 28번 활주로는 바다를 향해 길게 돌출돼 있다. 여객기 사고 당시 현지 날씨는 초속 4m의 바람이 불고 있었으나 기상에는 큰 문제가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샌프란시스코 국제공항은 평소 안개가 잦고 운무로 시야 확보가 어려워 다른 공항에 비해 사고 위험성이 높은 것으로 유명하다. 실제 지난 2006년부터 2010년까지 이 공항에서는 55건의 활주로 사고가 일어났다. 이 때문에 미국의 여행 전문 잡지 ‘트래블 앤 레저’는 샌프란시스코 공항을 미국에서 네 번째로 위험한 공항으로 꼽은 바 있다. 기체결함 가능성도 제기 됐지만 B777 여객기가 상대적으로 신형이고 운항한 지 7년 밖에 안됐으며, 인명사고가 사실상 처음이라는 점 때문에 다소 수그러진 상태다.
김대연ㆍ김상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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