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복스 출신 이희진이 배우로 전향해 도약한 지 3년, 지난 2010년 ‘괜찮아 아빠딸’, ‘최고의 사랑’, ‘보스를 지켜라’, ‘내사랑 프린스’, ‘내사랑 나비부인’까지 다양한 작품에서 배우의 모습으로 대중에게 눈도장을 찍었다.
“연기할 때 몸은 힘들지 몰라도 마음만 정말 즐거워요”라고 웃고 있는 이희진에게 이제 배우라는 타이틀이 제법 어울려 보였다. 현재 이희진은 케이블 tvN-Mnet 뮤직드라마 ‘몬스타’에서 독고순 역을 맡아 용준형, 하연수, 박규선, 박의성, 다희 등 하이틴스타들과 호흡을 맞추고 있다.
한 때 가요계를 풍미했던 1세대 아이돌 출신 이희진. 현재 그는 지금까지 자신이 걸어왔던 길을 걷고 있는 아이돌 스타들과 함께 하고 있는 느낌은 어떨까.
“나이차이가 많이 나다보니 그 친구들이 어려워할 것 같았는데 먼저 다가와서 편하게 대해주니까 참 선배로서 좋고 고마워요. 극중 제가 용준형, 하연수, 박규선 등 친구들의 선생님으로 나오는데 진짜 학생들 같아요. 함께 하면서 느낀점이요? 젊은 패기와 에너지는 무시 못하겠더라고요.(웃음) 너무 힘들게 촬영하고 있는데 항상 현장을 즐기면서 생활하는 것을 보면 기특해요. 즐기는 사람한테는 이길 수가 없다는 말을 절로 실감하게 되죠. 제가 베이비복스로 활동할 때 나이가 딱 그 친구들 연령대라 그 때 생각이 많이 나기도 하고요.”
이희진은 최근 종영한 케이블채널 OCN ‘특별수사전담반 텐2’에서 시각장애인 가수 역할로 깜짝 출연하기도 했다. 그는 처음 하는 수사극인데다 시각장애인 역할로 등장하게 돼 부담이 적지 않았다고 고백했다.
“‘텐2’는 너무 아쉬운 작품이에요. ‘몬스타’를 찍으면서 촬영을 했어야 했기 때문에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이 이틀 정도 밖에 없었어요. 지금 하기에는 굉장히 위험한 작품이었다는 생각이 들어요. 제 스스로도 소화하기 어려웠던 캐릭터기도 했고요. 쉽게 접해볼 수 없는 캐릭터라는 매력 때문에 제 욕심만으로 시작했던 것 같아 방송 보고 후회했어요. 이 작품을 하고 송혜교 씨가 존경스럽더라고요. 중심잡고 흐트럼 없이 앞이 안보이는 연기를 어쩜 그렇게 섬세하게 하시는지 대단한 것 같아요.”
이희진에게는 베이비복스라는 수식어가 항상 따라다닌다. 누군가는 그에게 ‘베이비복스’라는 것이 꼬리표라는 시선을 보내기도 한다. 하지만 베이비복스가 없었다면 지금의 이희진도 없었을 터.
“‘최고의 사랑’도 베이비복스를 했었기 때문에 할 수 있었던 작품이에요. 제가 활동할 때 모습을 보고 캐스팅 제의를 해주셨거든요. 저에게 베이비복스라는 타이틀은 평생의 숙제죠. 가수였을 때 이미지가 너무나 강해서 연기자로 넘어올 때 힘들긴했지만 작품에 따라 이미지를 바꿔가는 재미를 느껴요.”
“베이비복스 이희진이라고 기억해주시는 분들도 많지만 최근에는 연기하는 제 모습을 바라봐주시는 분들이 많아졌어요. 최근에는 어떤 분이 제게 다가오시더니 ‘연기자 이희진씨 맞으시죠?’라고 물어보시는데 쑥스럽기도 하고 색다르더라고요. 제가 배우로 불려지고 싶은 욕심이 있었기 때문에 기분은 좋더라고요.”
같은 멤버였던 윤은혜, 심은진은 연기자로 활동 중이며 간미연은 가수로, 김이지는 결혼을 후 아이 엄마가 돼 있었다. 이희진은 최근 작가로 데뷔한 심은진의 개인전에도 멤버들과 함께 다녀왔다.
“얼굴은 가끔씩 보지만 연락은 자주 해요. 저희보다는 부모님들디 더 가까우실걸요? 일주일에 두 세 번은 통화하시더라고요. 아무래도 각자 일이 있어 예전보다는 교류가 덜 하지만 한 때 같은 추억을 공유하며 지냈던 사람들이 있는 것에 감사해요.”
최근 이효리, 신화 등 베이비복스와 함께 활동했던 가수들이 음반을 내고 음원차트에서 좋은 성적을 거뒀다. 베이비복스 때 보컬을 담당했던 그가 다시 마이크를 잡을 생각은 없을까?
“노래를 부르고는 싶은데 요즘 가수 친구들이 정말 잘해서 제가 노래를 배워야 할 것 같아요. 새 노래를 발표한다기보다는 저희세대 음악을 리메이크해서 향수에 젖어들 수 있는 음악을 하고 싶어요. 가능할지 모르겠지만요.(웃음) 발라드도 한 번 해보고 싶네요.”
배우들은 저마다 자신이 맡은 캐릭터를 완벽하게 표현하기 위해 저마다의 노력을 한다. 어떤 배우는 롤모델을 찾아 연구하기도 하고 또 어떤 배우는 관련 서적과 작품들을 찾아본다. 이희진은 ‘대본 안에 답이 있다’고 생각하는 우직한 배우였다. 여기에 이희진은 작품을 선택하는 기준도 자신이 스스로 소화할 수 있는지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니 영리함과 노력을 함께 겸비한 배우임이 틀림 없다.
“대사를 혼자 중얼거리는 스타일이에요. 대본 안에 답이 있다고 믿는 스타일이죠. 예를 들면 상대방이 함께 하는 대사가 있으면 그 대사까지 외워버려요. 그러면 상황을 이해하고 감정을 잡는데 많이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작품을 선정할 때는 제가 소화를 할 수 있느냐, 없느냐를 우선으로 봐요. 그리고 제가 진실성 있게 표현할 수 있을지도 신경을 많이 써요. 접해보지도 못한 것에 대해 느닷없이 연기를 한다면 그건 거짓연기잖아요. 제가 다른 배우분들처럼 연기를 만들어서라도 할 수 있는 내공이 있으면 괜찮은데 아직은 그렇지 못한 것 같거든요.하하”
강하고 카리스마가 넘치던 이희진은 이제 한층 차분하고 성숙한 연기자가 돼 도약을 펼치는 중이다. 연기에 대해 끝없이 갈증을 느끼며 노력하는 그의 모습은 앞으로 펼칠 그의 행보를 기대케 만든다.
유지윤 이슈팀기자 /jiyoon2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