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하남현 기자] 한국의 해외건설ㆍ플랜트산업은 전형적인 ‘외화내빈(外華內貧)’의 모습이다. 지난 2011년 기준 해외건설 수주 점유율 5.7%로 세계 7위, 플랜트 부문 12.6%로 글로벌 톱3의 성적표를 자랑한다.
하지만 향후 전망은 그리 밝지 못하다는게 중론이다. 국내 기업 수주의 86%가 단순도급 사업에 몰려있다. 글로벌 인프라ㆍ플랜트 시장의 주류가 되고 있는 투자개발형 사업의 수주는 전체의 2%에 불과하다. 그나마 단순도급 사업에서도 가격경쟁력을 앞세운 중국 등에 밀리는 추세다.
또 국내 기업간 제살깎아먹기 식 저가수주 경쟁으로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다. 실제로 지난 5년간 해외수주가 연평균 9.7% 증가한 반면 올 상반기 수주 증가율은 3.1%에 머물렀다. 특히 플랜트 분야는 -1.9% 역성장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고용 및 생산증대 효과가 큰 해외건설ㆍ플랜트를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 투자개발형 사업 역량 강화에 초점을 맞추기로 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건설사가 시공에만 참여하는 단순도급사업은 중국과의 가격 경쟁 탓에 이익을 내기 어렵다”며 “장기적으로 사업 전과정에 참여해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투자개발형 사업을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이 부문 경쟁력 강화를 위해 자본 조달 역량 강화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보고 28일 발표한 ‘해외건설ㆍ플랜트 수주 선진화 방안’을 통해 금융 지원을 강화하기로 했다.
사업규모가 크고 투자기간이 길어 민간금융 기관의 진출이 쉽지 않은 만큼 정책금융공사, 산업은행 등 정책금융기관 주도로 11조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해 전방위적인 수주 지원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또 투자개발형 사업에 투자하는 민간은행 및 보험사 등의 리스크를 정책금융기관이 덜어주는 사모펀드 모델을 도입해 민간자금 유치를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수출입은행 및 산업은행의 사모펀드 투자 확대를 추진하고 한국투자공사(KIC)가 민간 주도 사모펀드에 투자가 가능토록 할 방침이다.
아울러 정부는 10억달러 이상 대규모 사업에 대해 기재부 1차관을 의장으로 하는 ‘해외 건설ㆍ플랜트 수주지원 협의회’를 신설해 범정부적인 수주지원 체계를 마련했다.
정부는 이번 방안을 통해 연간 약 3.9~4.7%포인트의 가량의 수주증가율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또 2017년까지 매년 1만5000명 안팎의 고용 증가 효과가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