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영 드라마‘너목들’차관우 역 윤상현
정의로운 변호사 역할 초반에 오버 이런 캐릭터로 욕먹기 쉽지않은데… ‘차새끼’ 댓글보고 이보영이 더 좋아해
음악? 글렌체크와 앨범작업 욕심도 연기? 착한건 싫고…나쁜남자 탐나
또 변호사였다. 드라마와 영화 안에서 익히 봐오던 돈독 오른 변호사는 아니다. 정의롭다. 늘 약자 편에 선다. 누군가에겐 든든한 지원군이다. 원래 이런 사람들에게 매력을 느꼈을까. 윤상현은 손사래부터 친다. “아우, 아니요. 그렇게 하고 싶어 된 게 아니라 작가님들이 그렇게 창조해내셨죠. 제 눈이 그렇게 선하다네요.”
한때는 이승철의 ‘네버 엔딩 스토리’로 여심을 설레게 한 재벌 2세 태봉이( ‘내조의 여왕’)였고, 안하무인 아가씨 길들기에 나선 수행집사( ‘아가씨를 부탁해’)였다. 한류 스타 오스카( ‘시크릿가든’)였던 적도 있었다. 호흡을 맞추는 여배우들의 이름도 화려하다. 최지우 김남주 하지원 윤은혜. 자연스럽게 한 폭의 영상이 만들어진 탓이다. 그 훈남 배우가 흰 양말에 검은 뿔테안경, 한껏 추켜올린 바지를 입고 등장했다. 오지랖 넓은 성격도 촌스러움에 한몫했다. 참 선하다. 약자의 편에 서 정의를 구현하고 진실을 찾아나선 국선변호사였다. 드라마 ‘너의 목소리가 들려’(SBS)는 이미 24.1%의 시청률로 마침표를 찍으며 유종의 미를 거뒀지만, 윤상현에겐 아직 할 말이 많았다.
“네, 또 변호사죠. 전작이었던 ‘지고는 못살아’에서 맡았던 역할과 많이 닮았어요. 고민도 많았습니다. 비슷한 캐릭터잖아요. 게다가 어느 순간부터 연기를 할 때 캐릭터만 보는 것이 아니라 그 캐릭터로 얻어질 인기까지 고려하더라고요. 달라진 제 모습이 보인 거죠. 이번엔 제대로 된 정의로운 변호사를 보여주자, 캐릭터만 생각하자고 결심했죠. ‘너목들’은 초심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백업시켜준 작품이에요.”
사실 정의로운 캐릭터 단골 배우다. 윤상현과 만나왔던 드라마 작가들은 그에 대해 “선한 눈을 가졌다”, “초롱초롱한 눈망울을 가진 사람을 악인으로 만들 수 없다”고 말한다. 덕분에 ‘차변’은 선량하고 정의로운 인물로 혜성과 수하, 민준국 등 주변 사람들을 성장시키는 캐릭터로 한자리를 차지했다. 이런 캐릭터를 연기하며 욕을 듣기도 쉽지 않은데, 윤상현은 데뷔 이래 가장 많은 욕을 먹었다.
“사람들이 그러더라고요. 상반기엔 주다해( ‘야왕’)가 있었다면 하반기엔 차새끼( ‘너목들’)가 있었다고요.”
SBS 드라마 ‘야왕’의 여주인공 캐릭터였던 주다해는 상식으론 납득할 수 없는 악인의 대명사였다. 그런데 ‘차새끼’라니. 드라마의 일부 팬은 10회를 기점으로 차변을 향한 비난의 화살을 쏘아댔다. 살인마 민준국을 변호한 차관우를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는 이유였다. 사실 윤상현은 팬들의 반응에 그리 큰 관심은 없었다. 그런데 ‘짱변’ 이보영이 스마트폰을 통해 댓글을 보여주며 좋아했더란다. “오빠, 이거 봐, 차새끼래.” 그때부터 윤상현은 ‘차새끼’가 됐다.
“아쉬운 점도 있어요. 차관우가 민준국을 변호하겠다고 나서기까지 고민의 시간이 너무 짧아 공감대 형성을 못했던 것 같습니다. 드라마의 전체적인 얼개를 미리 알았더라면 ‘차변’ 캐릭터도 그렇게 아이같이 순진하고 맹한 모습으로 표현하진 않았을 텐데, 초반엔 계산 미스도 있었던 것 같고요. 박혜련 작가는 드라마 초반 차변의 모습이 너무 오버했다고 실망하신 것 같던데요.”(웃음)
그럴지라도 장타를 날린 ‘너의 목소리가 들려’ 안에서 차관우는 또 다른 의미로 타인의 목소리를 읽었다. 우리 브라운관에선 지지리도 인기가 없었던 법정드라마였지만, 저마다 사연을 안고 나와 변론이 필요했던 사람들의 이야기는 시청자들의 마음을 움직이기에 충분했다. 약육강식의 사회에서 약자의 편에 더 오래 서 있는 다수의 시청자에게 공감을 샀다.
윤상현은 하지만 이젠 새로운 모습으로 ‘변신’을 기약한다. 연기로도, 연기 외적으로도 그렇다. 어린 시절 음악을 하려다 집안형편이 어려워 음악을 포기했던 윤상현은 고생 끝에 연기자의 길을 걷게 됐지만, 음악을 만들고 싶은 갈증도 여전하다.
“살다 보니 해마다 하고 싶은 것들이 생기더라고요. 그게 참 행복한 일입니다. 음악을 워낙에 좋아하기도 하고, 작업도 해요. ‘홍대 프린스’로 불리는 글렌체크와 작업해 앨범을 내고 싶다는 바람이 있어요. 연기요? 착한 남자는 이제 사절입니다. 이번엔 나쁜 남자가 좋겠어요. 웃음기 쏙 뺀 차가운 남자요.”
고승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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