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서지혜 기자] 유럽으로 출장을 떠나는 이모(30ㆍ여)씨는 지난 해와 달리 올해 가방이 한결 가볍다. 12시간 장기 비행의 무료함을 달래기 위해 서너권의 책을 챙기는 대신 200g의 전자책 단말기와 충전기만 기내용 손가방에 넣었기 때문이다. 와이파이가 되는 카페에서 소설에서 자기계발서까지 10여 권의 책을 다운로드 받는 것도 잊지 않았다.

최근 이씨처럼 전자책 단말기를 구입하거나, 전자책 앱을 다운받아 태블릿PC로 책을 보는 ‘디지털 독서族’이 늘고 있다. 전자책이 보편화되면서 전자책 시장도 꾸준히 성장하는 것. 국내 전자책 시장 규모는 2011년 1400억원에서 지난 해 1512억원으로 약 8% 성장했다. 올해는 20% 이상 비약적으로 성장해 1800억원 규모에 달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이처럼 전자책 인구가 늘어나면서 이용자들의 전자책 읽는 방식도 다양해지고 있다. 기존 태블릿PC로 웹문서를 읽는 방식에서 벗어나 직접 전자책 단말기를 구입하는 등 적극적 소비행태를 보이고 있다. 최근에는 국내 업체들도 10만~20만원 대의 저렴한 전자책 단말기를 선보이거나, 전자책으로 출판된 책을 스마트폰으로 볼 수 있도록 하는 앱을 출시하면서 디지털 독서족의 구미를 자극한다.

▶책 한권보다 가벼운 전자책 단말기, 6000권의 책을 들고 다닌다= 전자책 단말기는 200g 안팎의 무게의 기기에 국내 대형 서점이 보유한 수천 권의 책을 저장해 수시로 읽을 수 있다는 게 최대의 장점이다.

한국이퍼브가 최근 선보인 크레마샤인은 국내 최초로 ‘프론트라인트’를 탑재해 어두운 곳에서 독서할 때의 문제점을 해결했다. 아이패드와 같은 태블릿PC와 다르게 전자책 단말기는 e-ink를 적용해 눈의 피로를 해소하는 게 핵심이다. 이 경우 어두운 곳에서는 책을 읽을 수 없는 ‘종이책과 같은’ 문제점이 생긴다. 지난 5일부터 예약판매를 시작한 크레마 샤인은 이 같은 문제를 해결했다. 크레마 샤인은 HD 해상도의 전자종이 패널에 LED 조명을 내장한 프론트 라이트를 탑재해 독서 편의성을 극대화시켰다. 운영체계로는 전 세계 전자책 단말기 중 최초로 안드로이드 4.0 아이스크림 샌드위치(ICS)를 채택해 처리속도, 전력 효율 등을 높였다.

크레마샤인은 현재 전세계 출시된 단말기 중 최고 사양 메모리인 512MB와 기본저장공간 8GB를 갖춰 약 6000권의 서적을 저장할 수 있다. 아마존 킨들페이퍼 화이트의 약 4배에 달하는 용량이다. 한 번 충전으로 7000페이지 이상을 연속해 읽을 수 있으며, 최근 공공도서관과 대학도서관, 초중고교는 물론 기업, 지방자치단체, 정부기관을 대상으로 공급하고 있는 예스24 전자도서관 서비스도 이용할 수 있다.

교보문고가 지난 2월 선보인 전자책 단말기 ‘SAM’은 교보문고에서 매달 전자책을 구독할 수있는 회원제 서비스 ‘SAM’과 연계된다. 다른 전자책 단말기가 기기를 구매한 후 전자책을 단권으로 구매해 저장하는 반면 sam은 약정 기간 동안 요금을 내고 전자책과 전자책 단말기를 이용하는 서비스다. 요금제에 따라 매월 5권, 7권, 12권의 전자책을 볼 수 있다. 단말기 sam은출시 40일 만에 판매량 1만3000대를 돌파하며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sam은 와이파이 접속으로 PC에 연결하지 않고 간편하게 전자책을 받을 수 있다. 최대 3000권의 e북을 저장할 수 있으며 한 번의 배터리 충전으로 연속 67권, 2만 페이지를 읽을 수 있다.

하지만 sam의 가장 큰 장점은 방대한 콘텐츠. 현재 교보문고는 1000만 명이 넘는 북클럽회원과 다양한 채널제휴를 통해 e북 서비스를 빠르게 확장하고 있다. e북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최근 사업본부를 신설하고 50여명이 넘는 전문인력을 투입했다. 현재 국내 최대인 15만 종의 eBook을 보유하고 있는데 2015년까지 30만종으로 2배 이상 늘릴 계획이다.

▶태블릿PC 4500만 대 시대...앱 하나만 다운받으면 ‘천고마비’계절도 문제 없어!= 최근 아이패드, 갤럭시노트 10.1 등 태블릿PC가 보편화되고 4.5인치에서 5인치로 스마트폰이 대형화되면서 굳이 전자책 단말기를 구입하지 않고도 앱 다운로드만으로 전자책을 볼 수 있는 방법이 많다.

이미 400만 다운로드 돌파에 성공한 전자책 유통 업체 리디북스는 ‘스토리홀릭’이란 앱을 통해 챕터 단위의 책을 제공한다. 서점에서처럼 미리 책을 훑어보지 못하는 전자책의 한계를 극복하고자 목차 하나를 먼저 읽어보고 책을 구매할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시장을 선점한 리디북스는 국내 전자책 앱 중 가장 많은 스마트폰과 태블릿PC를 지원하며, 베스트셀러, 만화, 잡지까지 약 20만 권의 전자북을 보유한다. 저작권이 만료된 무료 책이 많고 이벤트 행사 등 패키지로 저렴하게 책을 구입하는 방법도 많다. 리디북스는 스타트업의 앱이지만 지속적인 업데이트로 이용자 만족도가 높다.

인터파크는 지난 달 베스트셀러와 만화, 장르소설 도서를 정가의 10~20% 가격으로 7일간 빌릴 수 있는 ‘e북 대여점’ 서비스를 출시했다. 신간 베스트셀러는 정가의 20%를 내면 7일간 빌릴 수 있고 장르소설은 하루 900원, 만화는 하루 200~500원의 이용료만 내면 된다. 애플 앱스토어 및 구글플레이스토어에서 다운로드한 인터파크 뷰어를 통해 e북 대여점 이용이 가능하다.

서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