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ECD 중위소득 주로 적용…MB정부땐 과세표준액 8800만원이하…정부 편의따라 그때그때 달라
정부가 내놓은 세법 개정안이 ‘잉크가 마르기 전에’ 사실상 반려된 데는 봉급생활자를 비롯한 중산층의 세 부담이 지나치게 커진다는 비판이 크게 작용했다. 사정이 이런 가운데 정부의 오락가락 중산층 기준은 이 같은 지적을 증폭시킨 결과를 낳았다.
큰 틀에서 볼 때 이번 개정안은 적절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중산층의 기준을 너무 낮게 잡으면서 비난이 촉발됐다.
당초 기획재정부는 “근로소득세제 개편으로 연소득 3450만원 이상인 상위 28%의 세 부담이 늘어나며, 이 같은 상위 계층의 증가 세수는 저소득층을 위한 재원으로 활용된다”고 설명했다. 정부 논리대로라면 연봉 3450만원 이상 근로자는 상위 계층이 되는 셈이다.
정부는 대개 중산층 기준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 제시하는 중위소득의 50~150%를 사용해왔다. 중위소득은 전체 가구를 소득 1등부터 100등까지 나열한 뒤, 중간인 50등 가구의 소득을 뽑아낸 것이다.
이 기준을 적용하면 연소득 3450만~5500만원 가구가 한국의 중산층이다. 정부가 주로 사용하는 중산층 기준의 출발점이 이번 개정안에선 상위 계층의 시작점이 된 것이다.
그간 정부가 편의적으로 중산층의 기준을 정해왔던 것도 불신을 더했다. 이명박정부 첫해인 2008년에는 과세표준액 8800만원 이하를 중산층으로 잡았다. 과세표준액은 총급여에서 소득공제 등을 뺀 액수다. 실제 연소득은 1억원이 넘는다. 소득세율을 낮추면서 ‘부자 감세’ 논란을 피하기 위해서였다.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서 박재완 당시 기재부 장관도 이런 중산층 기준을 내놓은 바 있다.
또 올해 4ㆍ1 부동산 대책을 발표할 때는 연소득 6000만원까지를 중산층으로 봤다.
결국 정부는 세 부담 기준선을 중산층의 가장 높은 부문인 5500만원(OECD 기준)으로 올리기로 했지만 오락가락 중산층 정의에서 볼 수 있듯, 불명확한 과세 기준을 바로잡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하남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