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규모 1조弗 시대’ 오늘을 있게 한 역대 5단체장은
호암·아산, 전경련 자리매김한 쌍두마차 두산그룹, 상의 회장 4명 배출 남덕우 前총리, 무협 발전 기틀 마련 이동찬·이수영, 경총 위상 정립 김기문 중기중앙회장, 동반성장 이슈화
경제단체장은 개인이나 기업의 명예보다 국가, 국민, 기업을 위해 자기희생을 해야 하는 자리다. 그동안 많은 오너와 전문경영인이 거쳐가며 우리나라 경제 발전을 이루는 견인차 역할을 했다.
뭐니뭐니해도 경제단체 중 맏형 역할을 하는 곳은 전국경제인연합회다. ‘재계 총리’로까지 불리는 전경련 회장은 내로라하는 수많은 재계 인사가 거쳐간 자리다.
전경련의 산파는 호암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회장이다. 호암이 평생 딱 한 번 맡은 공적 직책이 바로 한국경제인연합회(현 전경련) 초대회장이었다. 호암은 외자 도입 등 각종 정책을 제안, 1970년대 ‘한강의 기적’을 이루는 바탕에 일조했다.
호암과 함께 전경련을 이끈 쌍두마차가 아산 정주영 현대그룹 창업회장이다. 아산은 1977~87년, 다섯 차례(13~17대)나 회장을 맡아 세일즈 외교를 통해 한ㆍ미 관계 개선, 1988년 서울올림픽 유치 등의 성과를 일궈냈다.
18대 회장을 맡은 구자경 LG그룹 명예회장은 경제사회개발원을 설립하는 등 당시 민주화 바람 속에 비난받았던 전경련을 추스리고 재계의 위상을 높이는 데 힘썼다.
최종현 SK그룹 선대회장은 1993년부터 5년간 세 차례(21~23대) 회장을 맡아 대기업 관련 각종 규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했다. 폐암 투병 중에도 산소호흡기를 달고 대통령을 만나는 등 애쓰다 임기 중 세상을 떠났다.
1989년 전문경영인 출신으로 처음 회장이 된 관료 출신 유창순 전 국무총리(전 롯데제과 회장)은 회장 직을 두 차례(19~20대)나 맡으며, 자유시장경제 이념 확산을 위해 힘썼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는 1981년 한국무역협회장(17대)을 맡아 능통한 영어로 당시 서울올림픽 유치에 공헌했다. 역시 전문경영인 출신으로 SK 회장을 지낸 손길승 SK텔레콤 명예회장도 28대 회장을 지냈다.
1884년 세워져 내년 설립 130주년을 맞는 대한상공회의소는 경제단체 중 가장 긴 역사를 자랑한다. 또 대중소기업을 아우르는 최대 단체여서 유력 경제계 인사가 회장을 맡아왔다.
특히 두산그룹은 오너가(家) 세 명을 포함 회장 네 사람을 배출했다. 6~8대 회장인 연강 박두병 두산 초대회장은 상의의 기틀을 다진 인물이다. 연강의 부친인 박승직 두산 창업주도 상의 설립 당시 발기인으로 참여한 인연이 있디. 연강은 1967년 취임 당시 그룹 주력 기업인 동양맥주 경영을 전문경영인 정수창 사장에게 넘기고, 1973년 타계할 때까지 회장직에 몰두하며 상의에 헌신했다.
비(非)오너로 처음(1977년) 대기업 회장이 된 정수창 전 두산 회장도 10~12대 회장을 지냈다. 연강의 셋째 아들인 박용성 두산중공업 회장은 17~18대 회장을 역임하며 상공인의 의견을 정책에 반영하려 노력했고, 다섯째 아들인 박용만 두산 회장은 지난달 22대 회장에 내정됐다.
13년 만에 오너 출신 회장이 된 김상하 삼양그룹 회장은 2000년까지 12년간 네 차례(13~16대)나 회장을 지내며 ‘IMF 사태’ 등에 성공적으로 대응했다는 평을 받았다. 지난달까지 18~21대 회장을 지낸 손경식 CJ그룹 경영위원장은 2000년대 중반 회비 수입 위주 재정 상황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던 상의를 정상화했고, 특유의 친화력을 바탕으로 경제단체에 대한 무용론을 없애는 데 노력했다.
무협 회장은 역대 16명 중 총리를 지낸 현(28대) 한덕수 회장을 포함해 13명이 관료 출신이었을 정도로 비중이 높다. 역시 총리 출신 남덕우 회장(18~20대)은 서울 삼성동에 한국무역종합센터와 코엑스(COEX) 건립을 계획, 무협 발전의 기틀을 마련했다. 27대 사공일 회장(전 재무부 장관)은 무협의 ‘아이덴티티(Identity)’에 대해 고민하면서 중소무역업계 애로사항 해결과 발전을 위해 애썼다.
세 명의 민간 출신 회장 중 22~23대 회장을 지낸 구평회 전 E1 명예회장은 ‘재계의 외교관’이라는 별명을 얻으며 탁월한 영어실력을 바탕으로 국제무대에 많은 네트워크를 형성, 2002 월드컵 유치위원장을 맡아 유치에 기여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의 경우 이동찬 코오롱그룹 명예회장과 이수영 OCI 회장이 각각 2ㆍ4대 회장을 맡아 노동조합을 상대하는 사용자 단체의 위상을 다지는 데 앞장섰다.
중소기업중앙회의 박상희 전 회장, 김용구 전 회장은 중소기업 대변인으로 맹활약했고, 김기문 현 회장(로만손 회장)은 대ㆍ중소기업 간 동반성장을 이슈화하는 등 중기업계 입장을 전파하고 있다.
신상윤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