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현경 기자] 서울 종로구 명륜동에 거주하는 A(33) 씨는 지난달 30일 황당한 일을 겪었다. 집에서 사용하던 인터넷이 갑자기 뚝 끊겨 버린 것이다.

컴퓨터 작업을 할 수 없게 된 A 씨는 바로 인터넷 가입 업체인 SK브로드밴드에 문의를 했다. SK브로드밴드 측은 “종로구에서 공중선 정비 사업을 추진하면서 통신사들을 불러서 망 정리를 하라고 지시했고, 그 과정에서 인터넷이 끊겼다”고 설명했다. SK브로드밴드, 티브로드 등 통신사들이 구역을 나눠서 망을 정리 중이며, A 씨가 사는 구역은 티브로드에서 정리를 하고 있어 그 쪽에서 인터넷을 끊었다고 했다.

당장 인터넷이 필요했던 A 씨가 언제 복구가 되냐고 물었더니, SK브로드밴드 관계자는 “복구 계획은 없다”면서 “위약금을 물지 않아도 되니 가입을 해지하라”고 말했다.

A 씨는 인터넷을 이용하지 못하게 된 불편함도 컸지만 사전 통보나 사후 조치가 전혀 없이 영문도 모르고 피해를 본 것에 더욱 화가 났다.

이같은 피해를 본 것은 A 씨 뿐만이 아니다. A 씨와 같은 건물에 거주하는 다른 가구도 인터넷을 사용하지 못하고 있으며 명륜동 일대의 여러 주민들이 같은 피해를 입었다.

이에 대해 종로구 측은 “지저분한 공중선을 정비하기 위해 ‘불량공중선 한줄 묶기 사업’을 추진 중인데 아직 실사가 끝나지 않았고 본격적으로 사업을 시작하지 않은 상태”라며 “일부 지역에서 인터넷이 끊긴 것은 모르는 일이고 이 사업과는 관계가 없다”고 설명했다.

종로구청 관계자는 “통신사들과 함께 추진단을 만들어 사업하는 건 맞지만 기존의 인터넷을 끊으라는 게 아니라 지저분한 선만 정리하는 차원”이라면서 “SK브로드밴드 측에서 얘기를 잘못한 것 같다. 주변에 인터넷을 새로 설치하면서 일시적으로 끊기거나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업을 추진하는 구청과 통신사가 서로 책임을 미루는 가운데 애꿎은 주민들만 피해를 보고 있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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