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리 카드의 작품세계

게리 카드는 세트 디자이너이자 그래픽 디자이너, 소품 디자이너 등 다양한 영역에서 자신만의 디자인 세계를 구축해왔다. 패션 광고 등을 위한 세트 디자인에서부터 의류 브랜드 꼼데가르송의 쇼를 위한 소품 디자인, LN-CC 등을 비롯한 매장 인테리어, 원단 프린트, 스와치 시계 디자인 등 손대지 않는 디자인 영역이 없을 정도로 왕성하게 활동 중이다.

낡아빠진 복싱 체육관이 게리 카드의 손을 거쳐 리모델링된 LN-CC 매장 인테리어의 경우 지난해 런던 디자인 박물관의 ‘디자인 어워드’ 패션 부문 후보로 오르기도 했다. 런던 출신의 세계적 디자이너 알렉산더 맥퀸의 뉴욕 메트로폴리탄 박물관 전시와 영국의 왕세손 케이트 미들턴 웨딩드레스와 어깨를 견줬던 일대 ‘사건’이었다.

특히 팝스타 레이디 가가와의 협업은 그의 진가를 또 한번 드러낼 수 있는 기회가 됐다. 게리 카드만의 기묘하고 독특한 디자인이 파격적인 패션을 추구하는 가가의 심미안에 포착됐던 것이다. 게리 카드는 가가를 위해 뼈대 형상의 ‘bone mask’를 비롯해 다양한 소품을 제작해 스타일링했다.

런던의 센트럴 세인트 마틴 스쿨에서 드로잉과 드라마, 의상 디자인, 세트 디자인 등을 아우르는 ‘무대 디자인’을 전공한 것도 그의 다재다능한 끼를 떠올리면 쉽게 수긍이 간다. 학교에서 인형극에 빠져 그의 상상력을 투영시킨 다양한 형태의 인형을 만들고 공연한 경험은 디자이너 역량의 큰 밑바탕이 된 동시에, 지금까지도 그의 작품 영역 한 부분을 차지하게 된다.

최근엔 다른 이에게서 의뢰받은 프로젝트가 아닌 자신만의 작품활동에 매진하고 있다. 페인팅, 드로잉, 조각 등을 한데 모아 지난달 ‘버려진 놀이공원’이라는 주제로 전시회를 처음 열기도 했다. 현 시점까지 스스로를 ‘아티스트’라 칭하기 힘들다고 평하지만 그 길을 가고 있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백웅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