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우영 기자] 닷새 간의 추석 연휴 기간 국내 증시는 휴장에 들어가지만 맘 편히 쉴 수 없다. 미국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란 거대한 파도 못지 않게 일본의 소비세율 인상 논의도 촉각을 곤두세우게 하는 중요 변수다. 일본이 소비세율을 인상하면 엔화 약세를 부추겨 국내 증시엔 일정부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앞서 구로다 일본은행 총재는 지난 8월 금융정책회의를 마치고 현재 5%인 소비세를 내년에는 8%, 2015년 10월에는 10%로 차례로 올리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부가가치세에 해당하는 일본의 소비세율은 세계 최저 수준이다. 스웨덴(25%)은 물론 중국(17%), 한국(10%)보다도 낮다.

시장은 즉각 민감하게 반응했다.

시장의 충격에도 불구하고 소비세율 인상 논의가 본격적으로 고개를 드는 이유는 일본 국내총생산(GDP)의 200%를 훌쩍 넘는 높은 총부채 때문이다. 재정불안에 시달리는 이탈리아도 부채비율이 GDP의 120%대에 불과하다. 일본은 세입의 약 25%를 국채 이자 상환에 쏟아붓는 지경이다. 따라서 불특정 다수에게 부과돼 조세저항이 비교적 덜한 소비세율을 인상해 부채를 줄이겠다는 계획이다.

일본의 소비세율 인상이 현실화되면 지난 상반기 국내 증시를 괴롭힌 엔저 현상이 재연될 가능성이 크다. 내수 비중이 높은 일본 경제의 특성상 소비세율 인상은 일시적으로 경기둔화를 가져오는 데다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와 맞물리면서 엔화 약세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윤영교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소비세율이 인상되면 엔/달러 환율은 내년 1분기에는 95~100엔/달러 박스권을 탈출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엔저는 글로벌시장에서 일본 기업과 경쟁하는 한국 주요 수출기업의 실적 악화로 연결될 수 있다. 엔저 지속이 기정사실화되면 작년말부터 엔저로 인한 수익성 개선 효과를 누린 일본 기업들의 수출가격 인하 여력이 더 커지게 된다. 상반기보다 오히려 하반기에 엔화 약세로 인한 충격이 더 클 것이란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다만 일본의 소비세율 인상 이슈가 하반기 우리 증시에 큰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만만치 않다. 박중섭 대신증권 연구원은 “일본은 소비세 인상에 따른 경기 둔화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법인세 감면 등 경기부양책을 함께 제시할 것”이라며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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